인천 펜타포트 락페스티벌
여름의 절정을 향해 갈 즈음, 너른 평원에선 자유와 젊음으로 포효하는 한바탕 무대가 펼쳐진다. 모여든 젊은이들과 관객은 무대 위 아티스트들의 몸짓 하나하나에 열광하며 음악을 넘어 자신들만의 세상을 즐긴다. 타인의 눈치를 볼 것도 없다. 그저 공간을 울리는 현란하고 웅장하면서 신나는 리듬에 맞춰 자신을 내던지기만 하면 된다. 록 페스티벌! 28일 경기도 이천에서 열리는 지산 밸리록 뮤직앤드아츠 페스티벌과 8월11일 막을 올리는 인천 펜타포트락 페스티벌을 비롯해 부산과 서울에서 각각 열리는 부산국제록페스티벌과 렛츠록 페스티블 등이 바로 그 무대다. 스포츠동아가 그 무대의 가이드를 자임하며 록 페스티벌의 모든 것을 풀어 놓는다.
국내 원조 인천 펜타포트 11일 개막
강산에 등 국내 유명뮤지션 총출동
이적·자우림 무대 오르는 지산록페
EDM 스타 ‘메이저 레이저’도 참여
1969년 8월15일 미국 뉴욕주 베델 평원의 한 농장. 조안 바에즈, 산타나, 제니스 조플린, 제퍼슨 에어플레인 등 전설적인 뮤지션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쏟아지는 폭우 속에서 진흙의 펄이 되어 버린 땅, 수십만 젊은이들은 3일 동안 반전, 평화, 자유를 노래했다. 히피문화의 바탕 위에서 이들은 기성의 세대와 시대에 대한 저항을 외치기도 했다.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가 이틀 뒤 마지막 무대에 올라 연주한 미국 국가는 당대 젊은이들의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퍼포먼스로 남았다. 그 평원에서 펼쳐진 무대, 우드스톡 페스티벌은 현존하는 수많은 록 페스티벌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진다.
한국에서 록 페스티벌이 본격 등장한 것은 1999년이었다. 인천에서 열린 트라이포트 록 페스티벌이 그 무대였다. 국내 인디 뮤지션들을 중심으로 딥퍼플 등 해외 일부 밴드가 공연에 나섰다. 이후 트라이포트 록 페스티벌은 2006년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펜타포트)로 새로운 면모를 드러냈다. 그리고 현재 지산 밸리록 뮤직앤드아츠 페스티벌(밸리록) 등 다양한 록 페스티벌을 생성시킨 기원으로 꼽힌다.
● 인천 펜타포트, 대표적 록 페스티벌
인천 펜타포트는 한국을 대표하는 록 페스티벌이다. 올해로 12회째를 맞는 만큼 그동안 다양한 아티스트와 뮤지션을 소개하며 관객의 환호를 얻어왔다. 12년 동안 누적 68만 명의 관객을 불러 모으며 1200여개 팀(명)을 무대에 세운 ‘펜타포트’는 ‘음악·열정·자연주의·DIY(Do It Yourself)·우정’의 ‘다섯’(penta) 철학을 내세워 정통 록 페스티벌로서 자리 잡았다.
올해는 8월11일부터 13일까지 인천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다. 11일 국카스텐이 헤드라이너(간판 출연자)로서 열정을 드러내며 막을 올리고 강산에, 볼빨간 사춘기, 킹스턴 루디스카, 레이지본, 에이프릴세컨즈, 악동뮤지션, 장기하와 얼굴들, 브로콜리 너마저 등 국내 유명 뮤지션이 대거 무대에 오른다. 또 영국 밴드 바스틸과 디엔씨이, 영국 얼터터니브 록의 신흥 강자로 꼽히는 유 미 앳 식스, 프랑스 출신 일렉트로닉 뮤지션 저스티스 등도 참여한다.
지산 밸리룩 뮤직앤드이츠
● 지산, 록 페스티벌의 떠오르는 무대
그래도 가장 핵심은 뮤지션 라인업. 가장 눈길을 모을 전망인, 3D 캐릭터로 구성되는 가상 밴드 프로젝트 고릴라즈를 비롯해 아이슬란드 출신 밴드 시규어 로스, EDM(일렉트로닉댄스뮤직)의 대표스타 메이저 레이저, 밴드 루카스 그레이엄 등 해외 뮤지션에 이적, 넬, 혁오, 자우림 등 국내 뮤지션들도 대거 무대에 오른다.
부산 록페스티벌
● 부산…, 서울…
펜타포트와 밸리록만 있는 건 아니다.
부산록페스티벌 역시 조금씩 제 위상을 찾아가고 있는 또 다른 무대다. 공교롭게도 인천 펜타포트와 같은 기간 부산 삼락생태공원에서 펼쳐져 록 마니아들을 난처하게 하지만,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지방의 대형 무대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2000년 출범한 부산록페스티벌은 올해 내귀에도청장치, 한영애, 넬, 스틸하트, MC스나이퍼, 피아 등 국내외 아티스트들을 무대에 올린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