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출판사 대표-주간 추천
2009년 여름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부드러운 리더십을 다룬 ‘넛지’란 책을 휴가 때 읽은 사실이 알려지며 책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드골의 리더십과 지도자론’ ‘일본제국 흥망사’ 등의 휴가도서 목록이 화제가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7월 말 혹은 8월 초에 첫 여름 휴가를 떠난다. 출판계 대표 및 편집주간 10명에게 문 대통령이 격무에서 벗어나 여름휴가 기간에 읽으면 좋을 책을 1인당 두 권씩 추천해 달라고 부탁했다. 추천도서는 크게 한국 사회의 현안에 관련된 책과 머리를 식힐 수 있는 문학작품으로 나눠졌다.
또한 복잡한 동북아 정세 속에서 국가의 리더로서 ‘통찰’의 안목을 던져주는 책도 많이 추천됐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가 “대통령이 일국적 시야를 넘어 세계사적 흐름 속에서 새로운 한국의 지도를 그려주면 좋겠다”며 ‘실크로드 세계사’(피터 프랭코판·책과함께)를 추천했다. 이 밖에도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이 6년 만에 내놓은 신작 ‘늦어서 고마워’(21세기북스), 로마의 국정과 외교를 다룬 ‘로마는 왜 위대해졌는가’(메리 비어드·다른)도 추천됐다.
휴가지에서 머리를 비워야 새로운 창의적인 상상력이 채워지는 법. 감성을 채우는 문학 작품도 여럿 추천됐다. 소설가 황석영이 등단 후 55년 만에 처음 쓴 자전적 에세이집 ‘수인 1, 2’(문학동네), 일본 다도를 완성한 센리큐(千利休·1522∼1591)의 삶을 소설로 다룬 ‘리큐에게 물어라’(야마모토 겐이치·문학동네), 한국이 싫어서 호주로 이민 간 20대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 ‘한국이 싫어서’(장강명·민음사), 체코 문학의 거장 보후밀 흐라발의 작품인 ‘너무 시끄러운 고독’(문학동네) 등이다. ‘너무 시끄러운 고독’을 추천한 열린책들 김영준 문학편집주간은 “‘우리는 올리브 열매와 흡사해서, 짓눌리고 쥐어짜인 뒤에야 최상의 자신을 내놓는다’라는 구절이 책에 나온다”며 “리더로서 짊어질 짐이 많을 대통령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