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원전 논란]한국형 원전 개발자 이병령 박사
이병령 전 한국원자력연구원 개발책임자(핵공학 박사·사진)는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신고리 원전 5, 6호기, 중단해야 하는가’ 특강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박사는 1980년대 한국형 경수로 개발 책임을 맡은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정부가 신고리 5, 6호기 공사를 즉각 재개해야 한다”며 “풍력, 태양광 등 대체에너지도 좋지만 확보한 전력량만큼 원전을 줄여야지, 먼저 원전을 줄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탈(脫)원전 정책의 시작을 신고리 5, 6호기 공사 중단에 맞춘 것은 잘못이며 원전을 줄이고 대체에너지를 늘릴 게 아니라 확보한 대체에너지에 맞춰 원전을 줄여 나가는 순서를 밟아야 한다는 것이다. 원전 중단에 따른 손실도 최근 논란 끝에 국회를 통과한 추가경정예산 11조 원의 절반 규모로 추산했다.
이 박사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 아래 원전을 각각 4기씩 만들었다”며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도 대통령이 되기 전에는 (탈원전을) 쉽게 말했지만 정권을 잡고 나선 고뇌한 흔적이 보였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5년 후 진보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계속 안 지을 것이란 보장이 없다”고 덧붙였다. 역사적 시각으로 보면 신고리 5, 6호기 공사를 중단해도 탈원전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