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기 심장마비로 별세

사진= SBS ‘좋은아침’ 캡처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김원기 씨(55)가 27일 산행 도중 심장마비로 별세한 가운데, 그가 은퇴 후 고난을 겪었던 사연도 재조명받았다.
김원기 씨는 지난 2014년 3월 방송된 SBS ‘좋은아침’에 출연해 “레슬링 은퇴 후 사회생활 초창기 때 너무 힘들었다. 아는 게 없는데 운동 외에 뭘 하나 싶었다. 울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26세 때 레슬링 선수를 은퇴하고 평범한 사회인이 됐다. 대기업에서 보험 영업 사원으로 17년 근무하다 명예퇴직 후 실업자가 됐다”며 “그 후 빚보증을 잘 못 서 마흔을 넘어 전 재산을 잃고 빈털털이가 됐다. 주유소 세차장 안 해 본 일이 없다. 돈 100만 원이 없어 친척집에 살았고 우울증까지 앓았다”고 말했다.
김원기 아내 문은경 씨는 남편 대신 보험 판매원, 주유소 일 등을 통해 생계를 꾸렸다며 “언니네 집에서 더부살이했다. 보증금 자체가 없었다. 너무 힘들었다. 남편 차는 물론 휴대폰까지 다 팔았다. 우울증도 왔었다. 남편이 따뜻하게 대해주고 풀어주려 했기 때문에 버틴 것 같다. 부유하게 사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개인 사업으로 재기한 그는 최근까지 전남 함평군 레슬링협회 회장을 맡으며 후배 양성에 힘을 쏟아 왔으나, 27일 오후 강원도 원주 치악산에 아내와 함께 산행 중 갑자기 심장마비를 일으켜 안타깝게 사망했다. 향년 55세. 유족으로는 아내만 있고, 자식은 없다. 빈소는 이대목동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31일 오전 8시.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