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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기에도 뛰는 아파트값… 서울 지난주 상승폭 올 최대

입력 | 2017-07-31 03:00:00

잠실 5단지 82㎡ 17억 원 돌파… 강북-신도시까지 가격 상승 바람
정부, 8월 ‘투기과열 지정’ 저울질




정부가 ‘6·19부동산대책’을 내놓은 지 6주가 지나면서 서울 아파트값의 오름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이에 따라 6·19대책의 약발이 떨어져 추가 대책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3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0.57% 올랐다. 주간 상승률로는 올해 들어 가장 높다. 종전 최고 상승률이었던 5월 마지막 주와 6월 첫째 주(각 0.45%)보다 0.12%포인트 높다.

재건축 아파트가 0.90%가량 오르면서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가격 상승 기대감에 매물이 자취를 감춘 데다 8월로 예정된 가계부채 대책이 나오기 전에 집을 사두려는 수요가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승폭이 전주(0.43%)의 배가 넘는다.

특히 서울 송파구 잠실5단지는 내년 부활 예정인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적용받는 곳인데도 전용면적 82m² 아파트가 이달 24일 17억 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됐다.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앞둔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도 지난주 들어 호가가 8000만 원 뛰었다. 잠실주공5단지 인근에 위치한 G공인중개사무소의 한 관계자는 “6·19대책 이후 호가가 평균 7000만 원 가까이 올랐는데도 매수 문의가 꾸준하다”고 말했다.

재건축 대상이 아닌 서울 아파트와 인근 신도시 지역 아파트들도 들썩이고 있다.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0.51%로 전주(0.41%)보다 0.1%포인트 올랐다. 신도시 아파트값 역시 0.17% 올라 전주 상승폭(0.15%)을 웃돌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은 “강남지역 재건축 아파트값이 오르자 지역 개발과 리모델링 등 호재가 있는 강북 및 수도권으로까지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참여정부 당시 ‘대책 발표→가격 폭등→추가 대책→다시 폭등’의 악순환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잇달아 내비치는데도 집값이 안정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6·19대책 발표 당시 정부가 “필요할 경우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 더 강한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고 밝혔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이달 7일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 과열이 심화할 경우 추가 안정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8월 가계부채 대책 외에 추가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6·19대책에도 서울 집값이 안정되지 않는 데다 상승폭도 가팔라지고 있어, 시장 상황을 더욱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