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본토 절반 사정권 ICBM급 발사 문재인 대통령 “안보 구도 근본적 변화… 사드 4기 조기 배치”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도 지시… 靑 “목표중량 1t 아니다” 트럼프 “中은 말뿐 아무것도 안해” 中 “사드 철수” 갈등
동북아, 긴장의 회오리 속으로 북한이 28일 밤 기습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은 미국 시카고 등 중부 대도시들이 북핵 사정권에 들어간다. 북한이 미 본토를 직접 위협하게 되면서 동북아 안보구도가 근본적인 변화를 맞고 있다. ① 문재인 대통령이 미사일 발사 직후인 29일 새벽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사드 발사대 4기의 조기 배치 등 대응책을 지시하고 있다. ②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 시간) 트위터를 통해 “그들(중국)은 말만 할 뿐 북한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며 ‘중국 책임론’을 제기했다. ③ 북한 조선중앙TV는 29일 미사일 발사 성공 소식을 접하고 환하게 웃으며 박수 치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모습을 공개했다. ④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건군 90주년’을 맞아 진행된 대규모 열병식에 얼룩무늬 군복을 입고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AP 뉴시스·조선중앙TV 캡처
핵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등은 최종 검증되지 않았지만 김정은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을 거의 수중에 넣으면서 미국 등 국제사회와 문재인 정부가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4기 배치에 이어 탄도미사일로 김정은의 벙커 지휘소 타격력을 높이기 위한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 협상을 지시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미국도 탄두 중량을 늘리는 데 공감하고 있다. 목표 중량이 1t이 아니다. 무거우면 무거울수록 좋은 것 아닌가”라며 “이번 미사일이 ICBM이라면 ‘레드라인’(넘지 말아야 할 선)의 임계치에 왔다”고 말했다. 정부 내에선 탄두 무게 제한을 아예 철폐하는 게 필요하다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ICBM 이후’에 집중한 새로운 대북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는 “구상이 현실을 앞설 수는 없다”며 “변화하는 현실에 맞춰 대북정책이 조정되는 것을 후퇴라고 인식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핵 억지력을 갖춰 (북한과) 힘의 균형을 맞추는 게 1차적인 목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신진우 기자 / 워싱턴=박정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