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 2차 도발/김정은의 속셈은]도발 전날엔 실내서 발사승인 서명… 발사 당일엔 야외서 모니터 지켜봐
북한 조선중앙TV가 29일 ICBM급 ‘화성-14형’ 발사 장면과 함께 공개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대조적인 두 모습. 27일 평양에서 찍은 것으로 보이는 사진에서 김 위원장은 차분하게 서재 책상에 앉아 발사 승인 문서에 서명하고 있다(위쪽 사진). 반면 다음 날 자강도 미사일 발사대 인근에서 찍힌 것으로 보이는 사진에서는 지붕조차 없는 야전 지휘소에서 긴장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TV 캡처
조선중앙TV는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의 전날 발사 모습과 함께 김 위원장의 활동 모습을 영상과 사진으로 전했다. 앞선 4일 발사 때처럼 이번에도 ‘북한의 입’으로 불리는 아나운서 리춘희(74)를 통해서였다.
10분 41초짜리 관련 보도에서 김 위원장은 두 개의 서로 다른 책상에 앉았다. 먼저 27일 평양에서 찍은 것으로 보이는 사진에서 김 위원장은 서재 책상에 앉아 발사 승인 문서에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휘갈기듯 서명했다. 흰색 반팔 셔츠에 안경을 낀 김 위원장의 표정은 비교적 차분해 보였다. 책상 위 서류와 필기구도 가지런히 정리돼 있었다.
하지만 발사 성공을 보고받은 뒤 자리를 털고 일어나 웃으며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매일매일 현황을 보고받고, 발사 당일 현장을 찾았다”(조선중앙통신 29일)는 김 위원장은 긴장이 한순간에 풀린 듯했다. 한 관계자가 오른손 주먹을 쥐고 파이팅하는 ‘다소 무례한’ 자세를 취했지만 김 위원장이 너털웃음을 짓는 장면도 잡혔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