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 2차 도발/韓中관계 빨간불]北도발 다음날 북중접경 단둥 가보니
포클레인을 실은 화물 트럭이 29일 오전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에서 압록강 철교를 건너 북한 신의주로 향하고 있다. 단둥=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압록강 건너 신의주에는 대형 미끄럼틀이 설치된 야외수영장에서 주민들이 수영을 즐겼다. 밤에 에어로빅을 하는 중년 여성들도 보이는 등 의도적으로 여유 있는 모습을 연출하려는 흔적이 역력했다. 보트를 타고 상류 쪽으로 좀 더 가까이 다가가 북한으로 접근하자 허름한 초가집에서 나와 강가에서 방망이로 빨래를 두드리거나 소를 끌고 가는 노인의 모습이 보였다. 동행한 중국인은 “1970년대 중국 모습 같다”고 말했다.
외면적인 평온함 속에 변화도 감지됐다. 미국이 지난달 중국 단둥은행을 ‘자금세탁 우려 기관’으로 지정한 뒤 암거래상을 통해 위안화를 미국 달러로 바꾸려는 북한인들이 늘어난 것이 대표적이다. 단둥 시내 곳곳의 은행 앞에 진을 친 암달러상들에게 “북한 사람들도 달러를 바꾸러 오느냐”고 묻자 “요즘 부쩍 늘어난 것 같다”고 대답했다. 현지 소식통은 “북한의 달러 수급창구였던 단둥은행 제재에 일본까지 동참해 은행 대신 암달러상을 통해 달러를 바꾸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북한 당국이 한국인 손님을 받지 못하도록 했지만 “조선족이라 하고 들어오면 된다”는 식당이 생겨난 것도 변화다. 한국인의 출입을 금지한 뒤 매출이 급감하자 슬그머니 한국인 출입을 묵인하고 있는 것이다.
단둥=정동연 채널A 특파원 ca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