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적으로 걸음걸이 편해질뿐… 치료-교정 과학적 근거 없어
최근 젊은 여성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발가락링’을 착용한 사진. 인터넷 쇼핑몰 캡처
하지만 전문가들은 발가락링의 효과가 과장됐다고 지적한다. 대한족부족관절학회 정보홍보위원장인 정비오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착용 당시 일시적으로 발이 편해질 수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는 아니다. 발가락링이 치료 및 교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전혀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새끼발가락 쪽으로 휘어지면서 엄지발가락은 물론 발 전체에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매년 5만여 명이 이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다. 20, 30대 여성이 유독 많다. 이들이 무지외반증을 악화시키는 볼이 좁고 굽이 높은 하이힐이나 샌들을 자주 신기 때문이다.
자세 교정 효과 역시 마찬가지다. 무지외반증이 심하면 걷는 데 지장이 생겨 점차 걸음걸이가 비상적으로 바뀌고 이로 인해 발목, 무릎 등 다른 부위에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정 교수는 “걸음걸이가 편해지면서 자연적으로 다른 부위의 통증이 줄어드는 것뿐이지, 자세 교정 효과라고 보는 건 무리”라고 말했다.
무지외반증은 수술만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엄지발가락 변형이 아무리 심해도 환자가 큰 불편을 호소하지 않으면 수술하지 않는다. 미용 목적으로 수술을 원하는 경우도 있지만 수술 부위에 흉터가 남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는다.
정 교수는 “무지외반증을 예방하려면 자신에게 맞는 편한 신발을 신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어쩔 수 없이 볼이 좁고 굽이 높은 신발을 신어야 한다면 수시로 신발을 벗거나 슬리퍼 등과 번갈아 신는 게 좋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