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女싱글 올림픽 1차 선발전 우승 든든한 지원군 엄마 6월에 세상 떠… 충격 딛고 출전… 한수위 기량 펼쳐 男싱글 이준형 안정적 연기 1위… 차준환은 컨디션 난조로 3위
한마리 나비처럼 최다빈이 30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대표 선발전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연기를 하고 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을 포함해 합계 181.79점을 얻은 최다빈은 1차 선발전 우승을 차지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최다빈은 30일 서울 목동실내빙상장에서 올림픽 대표 1차 선발전을 겸해 열린 KB금융 피겨스케이팅 코리아 챌린지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61.63점, 예술점수(PCS) 57.12점으로 118.75점을 획득하며 전날 쇼트프로그램(63.04점·1위)을 포함해 총점 181.79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최다빈은 올 2월 일본 삿포로에서 한국 피겨 사상 최초로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딴 데 이어 4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10위에 오르며 올림픽 티켓 2장을 한국에 안겼다. 한국 여자 피겨의 간판스타로 발돋움하던 순간 시련이 그를 찾아왔다. 든든한 지원군이던 어머니가 암 투병 끝에 지난달 세상을 떠났다.
그간의 마음고생이 무색할 정도로 최다빈은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도 한 수 위 실력을 뽐냈다. 첫 과제인 트리플(3회전) 러츠-더블(2회전)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7.72점)를 성공하며 산뜻하게 경기를 시작한 최다빈은 트리플 러츠-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10.71점), 트리플 루프(6.31점) 등을 연속 성공하며 경쟁자와 격차를 벌렸다.
올림픽 무대를 겨냥한 프로그램도 이번 대회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날 빨간 드레스를 입은 최다빈은 영화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의 OST를 활용한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최다빈은 “쇼트는 애잔한 느낌을, 프리는 웅장하면서도 즐거운 느낌을 살리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최다빈이 쇼트에서 사용하는 ‘파파 캔 유 히어 미’(영화 옌틀 OST)는 피겨 여왕 김연아가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우승 당시 사용한 음악이다. 최다빈이 평소 우상으로 꼽는 김연아는 이날 시상자로 참석해 최다빈에게 축하의 악수를 건넸다. 여자 싱글 참가자 중 최연소인 김하늘(15·평촌중 3)이 총점 169.15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남자 싱글에서는 이준형(21·단국대 3·사진)이 총점 228.72점으로 우승했다. 전날 쇼트에서도 77.72점으로 1위를 차지한 이준형은 프리에서도 쿼드러플(4회전) 점프 대신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등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가장 높은 151.00점을 얻었다. 이준형은 9월 독일에서 열리는 네벨호른 트로피에서 올림픽 티켓에 도전한다.
기대를 모았던 차준환(16·휘문고 3)은 이날 프리에서 쿼드러플 살코 도중 넘어지는 등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총점 206.92점으로 전체 4명 중 3위를 기록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이민준 인턴기자 동국대 신문방송학과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