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상 공석 중에 北 미사일 발사… 日언론, 외상에 겸직 맡긴 것 비판
이날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이 자위대 문서 은폐 문제로 사퇴한 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에게 방위상을 겸직하도록 한 틈새를 보기 좋게 얻어맞은 꼴이 됐기 때문이다. 이날 방위상뿐 아니라 사무차관과 육상막료장도 물러나면서 그렇잖아도 안보 공백이 우려되던 상황이었다. 아베 총리는 다음 달 3일 개각을 예정하고 있어 일주일만 기시다 외상에게 방위상 자리를 맡긴다는 생각이었다. 29일 새벽부터 기시다 외상은 방위성과 외무성을 오가며 1인 2역을 하는 신세가 됐다.
당장 29일 0시 40분경 첫 NSC가 열린 직후 일본 기자들은 “방위상의 공석을 어떻게 했느냐”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을 다그쳤다. 스가 장관은 “방위성에서 부대신(차관)이 나왔고 아무 지장이 없다”고 답했으나 일본 언론은 납득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번 일본 정부의 대응이 북한이 처음 화성-14형을 쏘아올린 4일 당시보다 늦었다는 점도 도마에 올랐다. 4일에는 12분 만에 일본 정부가 공표하며 발 빠르게 대응한 데 비해 이번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부터 일본 정부의 공표까지 근 30분이 걸렸다는 것.
총리의 최측근이 공개 석상에서 최근의 지지율 추락을 아베 총리 탓으로 돌리는 등 정권 자체에도 이상 징후가 보이고 있다. 에토 세이이치(衛藤晟一) 총리 보좌관은 29일 아베 총리가 회장을 맡고 있는 보수계 초당파 의원모임 연수회에서 지지율 추락에 대해 사과하며 그 원인으로 “은폐 체질과 공사 혼동에 의한 허술함”을 지적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