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진관은 실제 나이보다 4, 5년은 젊게 보이도록 사진을 찍어준다. 점이나 잡티, 주름을 없애 얼굴이 한결 환해진 덕분이다. 입사원서에 붙은 사진 속 인물과 지원자가 같은 사람인가 의심될 정도로 차이가 클 때도 많다. 성형수술이 따로 없다. 포토샵 프로그램의 위력으로 ‘원판 불변의 법칙’은 힘을 잃은 지 오래다. 사진관 주인들이 단순하게 사진만 찍어서는 생존하기 힘든 시대가 된 것이다.
▷사진관들은 2000년대 초부터 신기술의 융단폭격을 받기 시작했다. 디지털카메라가 나온 지 얼마 안 돼 카메라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이 등장했다. 필름의 제약 없이 누구나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면서 사진관은 ‘인화하는 곳’으로 밀려났다. 2003년부터는 필름 원판이나 사진 파일 소유권이 소비자에게 있다는 소비자피해보상규정이 시행됐다. 고객이 사진을 찍은 뒤 파일도 가져가면 다시 사진관을 찾는 일이 전보다 훨씬 줄었다. 사진관 수가 2007년 3만여 곳에서 올해 1만4000여 곳으로 반 토막 난 원인이다.
이진 논설위원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