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에 열린 ‘북핵 문제 해결과 한일 양국의 대응방안’을 주제로 한 공개 세션. 왼쪽부터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 원장, 신각수 전 주일본 대사, 이숙종 동아시아연구원 원장, 구도 야스시 언론NPO 대표, 오구라 가즈오 전 주한국 대사, 고다 요지 예비역 해상자위대 중장.
28,29일 일본 도쿄 국제연합대학에서 제5회 한일미래대화가 열렸다. 한국의 동아시아연구원(원장 이숙종)과 일본의 겐론NPO(言論NPO·대표 구도 야스시)가 2013년부터 한일을 오가며 매해 여는 프로그램으로, 올해의 주제는 ‘표류하는 한일관계와 북핵문제’였다.
그러잖아도 이번 주제는 시의적절했는데, 28일 심야에 북한이 자강도 무평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했고, 이것이 일본 홋카이도 오쿠시리(北海道 奧尻) 섬 앞바다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떨어지는 바람에 29일의 토론은 후끈 달아올랐다.
논의 과정이나 회의가 끝난 뒤, 한일관계가 매우 나쁜 지금이야말로 반등의 기회이자 재설정(리셋팅)의 적기라는 의견도 나왔다. 그러나 평소, 한일간에는 바닥 밑에 지하실이 있다고 주장해온 나로서는 선뜻 동의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나의 평가와는 상관없이 이번 회의에는 학계, 관계, 정계, 경제계, 언론계 등에서 전문성과 대표성이 있는 인물들이 많이 참석했기에 양국의 입장을 파악하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 나는 28일의 비공개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고, 29일의 비공개회의(바람직한 한일관계를 위한 과제)와 공개회의(왜 한일관계가 이토록 악화되었나, 북핵문제 해결과 한일 양국의 대응방안)에는 참석했다(29일 공개 회의는 모두 일본의 온라인으로 중계했다).
북한이 28일 심야에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뉴스를 보도한 29일자 일본 신문들의 1면. 마감시간이 임박했는데도 긴급제작으로 대부분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사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고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부는 의견 접근을 이뤘고, 일부는 여전히 평행선이었다. 몇 가지 새로운 의문도 제기됐다(내 의견에 이의가 있을 수도 있겠으나, 패널리스트들의 개인 의견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양국의 주류 의견을 소개함으로써 현안에 대한 이해를 도우려는 목적이 있음을 이해해주면 좋겠다. 그래서 개인의 이름은 언급하지 않는다).
북한 핵과 미사일 개발 능력은 거의 최종 단계에 와 있고,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며, 한국과 일본에 현실적인 위협이 됐는데도 이를 저지할 마땅한 수단이 없다는 데 대체로 의견이 일치했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나 할까, 미국이 진짜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미국만이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북한이 원하는 궁극적인 협상 대상도 미국이라는 확인도 있었다.
미국 본토까지 북한 핵과 미사일의 사정권에 들어갔다는 추정 때문에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의 우려도 나왔다.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희생하면서까지 한국과 일본을 보호하겠느냐는 의문이다. 1980년대 초 러시아가 SS20 중거리 핵미사일을 유럽을 향해 배치하자 미국 본토와 유럽의 안보는 연계돼 있다는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이때도 디커플링 논쟁이 일었다. 결국 퍼싱Ⅱ와 크루즈 미사일을 독일에 배치함으로 위기를 넘겼다. 미국의 전술핵을 한국이나 일본의 육상에 배치하는 것은 분위기상 불가능하므로 전술핵을 탑재한 미국의 잠수함을 한국과 일본 주변에 상시 배치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은 유럽의 위기에서 얻은 교훈이다.
결국은 미국의 ‘강력한 억지력(Maximum Deterrence)’이 필요하다는 말인데, 평화시절에는 말로만 주고받았던 ‘억지력’이 실제로 작동을 해야 하며, 그를 위해서는 한미간에 ABC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안보환경이 크게 바뀌었음을 실감한다. A는 한미동맹의 필요성에 대한 확고한 Agreement(합의)이고, B는 유사시 Behavior(행동)에 옮기겠다는 약속이며, C는 그 약속을 신뢰하게 만드는 Certificate(보증)이다.
28일 심야의 북한 미사일 발사 후 두 번째로 보도한 30일자 일본 신문들의 1면. ICBM, 사거리 1만Km, 미국 본토까지 도달한다는 내용을 공통적으로 강조했다.
우리보다는 미국과의 공조가 원활한 일본 측은 그래서, 이런 의문을 제기한다. 문재인 정권은 북한에 대한 제재보다는 대화를 더 원하는 것이 아닌가. 출범 당시 문재인 정권에 대해 ‘친북반일’이라는 말을 쓰던 것에 비하면 균형감각을 찾아가고 있으나 의심의 눈초리를 완전히 거둔 것은 아니다.
북핵과 미사일 문제와 관련해 나는 두 가지 위화감을 느낀다.
하나는 박근혜 정부 시절의 일로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실험을 할 때마다 한번도 심각성과 위험성을 인정하지 않고, 일관되게 그 능력을 깎아내리거나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국민들의 안보의식을 무디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사드를 배치하겠다고 하니, 반발이 거세진 점도 있다. 이는 국가의 직무유기다.
30일 오전에 방영한 일본 NHK의 일요토론. 당초 1년 전에 발생한 장애인시설 ‘야마유리엔’의 19명 집단살해사건을 다룰 예정이었으나 시간을 쪼개 북한의 ICBM 발사 문제를 앞에 다 긴급 편성했다.
또 하나는 요즘의 일로 북핵과 대통령의 관계를 정책 대결의 관점에서 보려는 것이다. 일례로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로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에 제동이 걸렸다고 보는 시각은 안이하다.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생명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 초에 발표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동북아 평화구상, 유라시아 이니셔티브가 지금 어떻게 되었는지를 보면 그 점은 분명해진다.
북핵 문제는 관련 정보를 신속 정확하게 국민에게 공개하고, 이해와 지지를 얻어, 현실적인 정책수단을 선택하고 배치하는 수밖에 없다. 여기에 대통령의 기분이나 체면이 들어갈 자리는 없다.
양국의 핵무장에 대한 한국인의 태도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두 기관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본의 핵무장에 대해 한국인의 75.8%, 일본인의 74.7%가 반대했다. 한국의 핵무장에 대해서는 한국인은 67.2%가 찬성했고, 일본인은 78.8%가 반대했다. 일본 측의 의문은 이런 것이다. 한국은 왜 자기나라 핵무장은 찬성하면서 일본의 핵무장은 반대하는가.
한국 측은 이렇게 대답했다. 한국은 6·25전쟁을 비롯해 오랫동안 북한의 상시적인 도발에 노출돼 왔는데 반해, 일본은 세계에서 유일한 피폭 국가로서 핵에 대한 심리적 저항이 크기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나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고 본다.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 지배를 경험한 한국으로서는 일본의 핵무장을 군사적 팽창주의의 부정적 상징으로 받아들이고 심리적으로 경계할 수밖에 없다.
북한 핵 문제가 급박해지면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에 대한 한국 내의 부정적 인식이 누그러진 것도 변화라면 변화다. 1년마다 연장여부를 결정하도록 되어 있는 이 협정은 작년 11월 체결했으니 곧 1년이 돌아온다. 올해는 연장을 하고 내년에 어떻게 할지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나는 협정이 체결되기 전인 지난해 8월 ‘한일 정보보호협정, 피할 이유 없다’는 칼럼을 통해 분명하게 GSOMIA의 체결을 지지했다. 지금도 이 협정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가 있다. 일본만 득을 보고, 일본에 독도 정보까지 넘어가며, 미일의 군사주도권에 종속된다는 둥 이런 저런 이유를 대지만 모두가 사실이 아니다. 일본과 관련된 것이라면 근거 없이 비판해도 문제가 안 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국익과 정서가 부딪히면 국익을 택할 때도 됐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일 지식인이 만나면 싸웠던 ‘한국의 중국 경사론(傾斜論)’이 쏙 들어간 것도 변화다.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한중 갈등이 1년 이상 계속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중국의 대북 역할론에 대한 논의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도 중국에 대한 실망 때문으로 풀이된다.
위안부 합의에 대한 논의는 적었지만, 폭발력이 사라진 것은 전혀 아니다. 북핵문제를 둘러싼 한일간의 거리는 좁혀지고 있는데 반해, 위안부 문제는 점점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파기나 재협상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합의까지의 과정과 화해치유재단의 운영실태를 검증하겠다는 것은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론 조사에 따르면 2015년 12월 28일 양국 정부의 위안부 합의에 대해 한국인은 55.5%가 부정적으로 평가하고(긍정 평가 21.3%), 일본인은 41.8%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부정 평가 25.4%). 또한 한국인의 75.0%, 일본인의 53.8%는 양국 합의에도 불구하고 ‘위안부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더 큰 문제는 다른 데 있다. 합의에 대한 한국인의 불만에 대해 일본인의 49.3%가 ‘이해할 수 없다. 합의를 이행해야 한다’, 22.6%가 ‘왜 불만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즉 71.9%가 한국과 한국인에게 불만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일본 측에서는 여러 사람들이 위안부 문제를 위안부 문제만으로 보면 안 되고,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으로까지 번지고 있음에 주목해달라고 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본에 대한 한국인의 긍정적 인상은 늘어나고 있으나, 한국에 대한 일본인의 긍정적 인상은 줄어들고 역으로 부정적 인상이 늘고 있다.
한국 측에서는 “합의를 한다면 당사자인 위안부 할머니들과 일본 정부가 합의를 하고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사과를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합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나는 문재인 정부에게 몇 가지 ‘불편한 진실’을 말하고 싶다.
첫째, 문재인 정부는 역사 문제와 외교 안보 등의 문제를 분리하는 투 트랙 방침을 천명했는데, 상대방인 일본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 정부의 전략은 동시적 적극적 투 트랙이다. 그러나 일본은 위안부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는지를 보고 나서 태도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순차적 소극적 투 트랙이다.
둘째, 앞서 여론 조사에도 반영됐듯이 일본에서는 한국의 재협상 요구 등을 수용해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가 매우 강하다. 2012년 8월 10일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혐한 분위기가 생긴 이래 위안부 논쟁을 거치면서 혐한 반한 분위기가 확산됐다. 위안부 문제는 이제 아베 신조 총리도 다시 손대기가 어렵게 됐다는 점에서 일본에서도 점차 ‘성역’이 돼가고 있다.
셋째, 북핵 문제가 심각하다고 해서 위안부 문제를 그 종속변수로 다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런 미봉책은 오래가지 못한다. 문재인 정부가 원하는 요구수준이 나오고, 그것이 국민의 눈높이보다 낮아서 국민을 설득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면, 일본이 응하던 응하지 않던 계속해서 요구하는 수밖에 없다. 한국인은 차라리 합의를 안 하는 것이 낫지, 만족하지 않은 합의를 지지할 뜻이 없다.
김태현 화해치유재단 이사장의 자진사퇴를 보도한 24, 25일자 일본 신문들. 일본 언론은 김 이사장의 사퇴가 한일위안부합의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재단의 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에 초점을 맞춰 모든 신문이 비중 있게 보도했다.
이런 말을 하면 일본이 무서워서 할 말도 하지 말라는 말이냐고 반박한다. 아니다. 뭐든지 다 할 수 있다. 다만, 내가 얘기하고 싶은 것은 세 가지다. 일본의 사정을 알아야 나중에 일본이 보이는 반응에 대응할 수 있고, 양 국민을 100% 만족시키는 해결방안은 없으며, 한국이 한일관계와 국제사회에서 일체의 손해를 보지 않고 모든 것을 얻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언론과 정치에 대한 책임 문제도 제기됐다.
언론이 한일 관계를 악화시킨다는 주장을 자주 듣게 된 것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다. 그 전에는 없었다. 박 대통령이 위안부 문제와 한일정상회담을 연계시키는 바람에 한일관계가 최악의 관계로 빠지면서 생긴 현상이다.
그렇다고 언론의 책임이 전혀 없다는 건 아니다. 첫째, 언론은 모든 성역을 깨뜨리며 성장해 왔으면서도 유일하게 한일관계만 ‘성역’으로 남겨두고 있다. ‘친일’이라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자기검열을 한다. 그러다보니 사실관계보다 국민정서를 앞세우고 그런 기사에 만족하는 경우가 많다. 이제는 그런 관행과 자기만족에서 졸업해야 한다. 일본관련 기사도 사실과 의견을 분리해야 한다.
둘째, 집단 지성을 활용해야 한다. 전문성이 없는 편집국장이나 보도국장, 일부 간부 등이 혼자서 일본 관련 기사의 방향과 수위를 결정하는 것은 위험하고 불합리하다. 일본 전문가 풀을 만들어 확신이 서지 않거나 미묘한 기사를 다룰 때는 의견을 구하고, 그들의 글도 정기적으로 게재함으로써 균형을 잡아야 한다.
셋째, 펜과 마이크의 방향을 상대국이 아니라 자국으로 돌릴 때가 왔다. 지난 70년간 상대국을 비난, 비판하는 기사를 주로 써 왔으나 이런 보도 방법이 양국 관계 개선에 별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것은 작금의 상황이 증명하고 있다. 앞으로 언론은 상대국의 주장이나 양국 협력의 이점 등을 전하는 내용도 보도함으로써 증오와 불신의 예각을 누그러뜨려야 한다. 상대국을 특별대우하라는 것이 아니다. 그게 원래 맞는 보도태도다.
이번 토론회에서 양국 관계 개선에 정치가 매우 중요하다는 지적이 많이 나왔다. 정파적 이득을 위해 한일 관계를 악용해서는 안 된다는 충고도 있었다. 참석한 정치인들은 대체로 동의했다.
아시아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법치와 인권을 공유하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밖에 없다. 이번 회의에서는 두 나라가 과연 서로를 필요로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부터 던져볼 필요가 있다는 말이 나왔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둘이 손을 잡을 경우 양국 모두 상당한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했다. 동시에 두 나라는 차이점도 많은 엄연히 다른 나라라는 점을 깨달아야 상대국에 대한 이해가 높아진다는 말도 나왔다.
양국의 정치적 리더가 수동적으로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 행동하는 데 그치지 말고 국익을 위해서라면 욕을 먹더라도 국민을 설득하는 적극적인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물론 이번 토론회에서는 청소년과 대학생, 시민단체, 미디어 등 민간 교류, 경제계를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에서의 협력, 공통 과제에 대한 노하우 교환, 상대국을 대상으로 한 공공외교 강화 등 정공법적인 요구사항도 많았다는 점을 부기해 둔다.
투 트랙. 역사 문제의 대표격인 위안부 문제와 외교 안보 문제의 대표격인 북핵 문제를 놓고 한국과 일본은 어떤 선택과 양보, 어떤 제휴와 요구를 할 것인가. 북핵과 미사일에 떠밀려 그동안 반목하던 한국과 일본은 일단은 같은 방으로 들어섰다. 그러나 일본은 더블 베드를 원하고 한국은 트윈 베드를 선호한다. 그 결과가 궁금하다.
(한국 측 참석자=김수혜 조선일보 도쿄특파원,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박인국 전 유엔 대사, 손열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송지연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신각수 전 주일본 대사, 심규선 동아일보 고문, 오영환 중앙일보 도쿄총국장,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 원장, 이숙종 동아시아연구원 원장,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정병국 바른정당 국회의원, 최명길 국민의당 국회의원, 허세홍 GS글로벌 대표이사 사장.
심규선 고문
글·사진 심규선 기자 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