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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여수, 충주, 설악, 제주… 지역 특산빵으로 떠나는 ‘빵 헤는 전국일주’

입력 | 2017-07-31 16:27:00


 특산물 재료로 활용하고 브랜딩에 고장 역사·이야기 녹여…新관광자원 급부상

 여름휴가철, 전국 각지의 명물빵집은 인파로 북적인다. 특별하고 맛있는 빵을 찾아 방방곡곡을 헤매는 ‘빵지순례자’들은 물론, 어쩌다 한번 들른 관광객들까지 사로잡는 것이 바로 각 지역의 특산빵이기 때문이다. 고장을 대표하는 특산물을 재료로 활용하거나 고장의 역사와 이야기를 브랜드에 녹였다는 점이 이들 특산빵의 공통적인 인기요인이다.

 근대골목단팥빵을 운영하는 정성휘 홍두당 대표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외식산업 현장을 보면 음식관광 분야가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면서 “특히 빵은 저렴하고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어, 관광자원으로 활성화된다면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 큰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대구 야프리카빵

폭염의 도시 대구에는 전국 3대 단팥빵집 중 하나인 근대골목단팥빵이 내놓은 ‘대구 야프리카빵’이 있다. 여름이 유독 더운 대구를 일컫는 신조어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와 ‘야채빵’을 합친 이름으로, 처음부터 대구를 상징하는 지역특산 메뉴로 개발돼 지역 주민과 관광객 모두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파프리카, 당근, 양파, 옥수수 등 각종 채소와 햄을 버무린 속재료를 반죽에 가득 채운 후 튀기지 않고 오븐에 구워낸 ‘건강함’이 특징. 채소의 아삭한 식감과 햄의 풍미가 생생한데다가, 달거나 기름지지 않아 많이 먹어도 큰 부담이 없다. 지역 특산빵답게 속재료에 사용하는 채소는 대구 지역 농산물을 우선적으로 사용한다는 점도 돋보인다.

 

▲ 여수 동백꽃빵

전남 최초의 어르신 친화기업 여수꽃빵은 여수의 상징 동백을 활용한 빵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제품의 정식 명칭은 법인명과 동일하지만, 현재는 ‘동백꽃빵’이라는 애칭으로 더 많이 불리고 있다.

 백년초맛, 단호박맛, 자색고구마맛, 초코맛 등 네 종류로, 맛은 조금씩 다르지만 동백꽃을 형상화한 예쁜 모양과 동백주, 동백소금, 동백시럽, 공백식초 등 동백씨앗으로 만든 재료들이 사용됐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한입 베어 물었을 때 퍼지는 과하지 않은 달달함과 은은하게 퍼지는 동백꽃 향기가 일품이다. 순수 우리 밀과 무색소, 무방부제, 무첨가물 3無 원칙으로 만들어진 건강빵이라는 입소문이 퍼지며 지난해 출시와 동시에 인기빵으로 떠올랐다.

▲ 충주 사과빵

충주시농업기술센터, 중원농협, 농업회사법인 페트라는 공동개발을 통해 충주의 대표 과일 사과로 속을 채운 ‘충주 사과빵’을 출시했다. 모양과 크기가 호두과자와 비슷하지만, 빵 표면에 ‘사과’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어 구분은 어렵지 않다. 쌀가루 반죽에 사과를 잘게 자른 뒤 졸여서 만든 소를 가득 채워 쫄깃한 식감에 아삭함과 상큼함을 더했다.

 한천, 타이오카 전분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재료가 사용돼 소화가 잘 되고, 식더라도 반죽 속 사과 소 알갱이에 맛이 응축돼 색다른 단맛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현재 수안보휴게소에서 즉석에서 구워내 판매 중이며, 추후 주요관광지인 수안보, 중앙탑, 앙성온천, 세계무술공원 등으로 판매처가 확대될 예정이다.

 

▲ 속초 단풍빵

강원도의 대표 관광도시 속초에는 ‘단풍빵’이 지역 특산빵으로 꼽힌다. 빵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단풍빵’의 유명세가 천안 호두과자의 명성을 위협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제빵 전문기업 설악산단팥빵이 가을이면 만발하는 설악산 단풍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개발한 빵으로, 속초를 찾는 관광객을 주 타겟으로 기획된 만큼 곱게 물든 단풍잎을 표현한 디자인이 가장 눈에 띈다.

 맛 또한 훌륭하다. 밀가루 빵과 달리 방부제와 표백제 등을 일체 넣지 않고 속초지역 쌀과 고로쇠 수액 시럽, 앙금으로만 만들기 때문에 고급 카스텔라와 같은 부드러움과 달콤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속초중앙시장, 미시령휴게소 등 속초 인근 강원권 관광지에서 판매 중이다.

 

▲ 제주 귤하르방빵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지 제주에는 귤 먹거리 전문기업 하르방이 출시한 ‘귤하르방빵’이 있다. 제주의 상징인 돌하르방과 귤을 절묘하게 섞어 만든 작은 풀빵으로, 한입에 쏙 넣으면 제주 특산물인 귤로 만든 뜨겁고 달콤한 커스터드 크림의 상큼한 향기가 입 안 가득 퍼진다. 한라봉을 착즙해 만든 주스와의 궁합도 훌륭하다.

 ‘슈퍼맨이돌아왔다’, ‘수요미식회’등 유명 TV프로그램에 소개되며 ‘전국구 이색빵’로 올라서는 모양새지만, 제주동문시장이나 매일올레시장 등 오직 제주도에서만 맛볼 수 있다.

 동아닷컴 최용석 기자 duck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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