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모두 7월을 보내느라 고생하셨습니다. 특히, 서울에 사시는 분들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이번 달(2017년 7월)은 1907년 기상청 관측을 시작한 뒤 ‘두 번째로 시원하지 않은 7월’이었습니다. 더우면 더운 거지 시원하지 않은 건 뭘까요?
기상청에서는 매일 기온을 재면서 평균값뿐 아니라 최고·최저값도 기록해 둡니다. 7월 월별 최저기온은 24.3도. 이달 1일부터 31일까지 최저온도를 모두 더한 다음 31로 나누면 24.3이 나온다는 뜻입니다. 아래 그래프에서는 주황색 네모 아래 부분을 모두 더하면 됩니다.
그날 최저기온이 높다는 건 문자 그대로 그나마 조금이라도 시원한 걸 느낄 시간이 부족했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계속 ‘덥다, 덥다’고 느낄 수밖에 없죠. 사실 올 7월 최고기온 평균은 30.4도로 공동 17위 수준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평균 기온(17시 현재) 27도로 역대 3위에 이름을 올릴 수 있던 건 이렇게 온도가 잘 내려가지 않은 탓이죠.
데이터로 볼 때도 적어도 7월 서울 날씨는 최고기온보다 최저기온에 더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지구 온난화 등으로 해마다 7월 온도가 올라가고 있다는 건 누구나 체감할 수 있는 사실. 1908년 7월 서울 평균 기온은 23.5도였으니까 112년 동안 3.5도가 올랐습니다. 아래 그래프도 이 사실을 증명합니다.
7월 월별 최저기온은 1908년 7월 20.4에서 올해 24.3도로 3.9도 올랐습니다. 아래 그래프를 보시면 그것도 꾸준히 올랐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월별 최고기온은 최저기온하고 1도 정도 차이가 나는 2.8도 오르는데 그쳤고 아래 그래프처럼 한 고비 꺾일 때도 있었습니다. (통계학에 익숙한 분들께 말씀드리면 상관계수도 최저기온 쪽이 높습니다.)
요컨대 이번 달은 더워서 더운 게 아니라 시원하지 않아서 더웠습니다. 8월에는 더울 때는 덥더라도 시원할 때는 좀 시원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