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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제국부터 고우석까지’ LG 김대현 성장시킨 ‘질문’

입력 | 2017-08-01 05:30:00

LG ‘신성’ 김대현은 선배에게는 물론이고 후배에게도 질문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스스럼없이 동료에게 다가가 조언을 구한 뒤 이를 반영해 나날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스포츠동아DB


LG가 걸출한 우완 선발투수의 등장에 미소 짓고 있다.

201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된 프로 2년차 김대현(20)이 주인공이다. 그는 시즌 개막 초와 후반기 초반, 두 차례에 걸쳐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데이비드 허프의 빈 자리를 적절히 메우며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7월 13일 문학 SK전부터 26일 잠실 넥센전까지 최근 3경기에서는 선발로 18.2이닝을 던져 2승 방어율 1.93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아직 어린 김대현이 이토록 빠르게 1군에 연착륙할 수 있었던 비결은 주변에 조언을 구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성격 덕분이다. 물론 좋은 자질을 가진 투수이긴 하지만 프로의 벽은 높다. 아무리 빼어난 재능이라도 노력 없이는 1군에 자리를 잡기 힘들다. 김대현은 고참이든, 후배든 상관없이 질문 공세를 펼치며 동료들의 좋은 부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26일 넥센전에서도 ‘질문’의 효과가 나타났다. 김대현은 이날 기존에 던졌던 직구, 슬라이더 대신 커브와 포크볼을 적극적으로 구사했다. 특히 제구가 잘 된 커브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는 대담함을 보였다. 그는 “여전히 슬라이더가 가장 자신 있다”고 했지만, 구사할 수 있는 구종이 추가되면서 선발로서 위력이 배가 됐다.

LG 김대현. 스포츠동아DB


커브와 포크볼을 자신 있게 던진 이유가 있었다. 선발등판을 준비하면서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하면서 훈련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류제국 선배한테 커브 그립을 물어봤고 차우찬 선배에게 포크볼을 배웠다”며 “물어본다고 다 잘 던질 수 있는 건 아니더라. 그래도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바로 위 선배인 임찬규에게도 자주 질문을 던진다. 13일 SK전을 앞두고는 “(임)찬규 형에게 물어봐야한다”며 라커룸에 뛰어 들어가 SK 타자들의 성향과 거리가 짧은 구장에서는 어떻게 던지는 게 좋은지 등을 캐물었다.

김대현의 질문범위는 선배들에게 국한되지 않는다. 1년 차이로 입단한 후배 고우석(19)에게도 “어떻게 하면 그렇게 위력적인 직구를 던질 수 있느냐”고 물었다. 사실 그도 시속 140㎞대 중후반 직구를 던진다. 2군에 다녀온 뒤로는 직구 평균스피드가 145~146㎞로 꾸준해졌다. 직구는 모든 구종의 기본이다. 직구가 살아나자 변화구도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만족은 아니다. 더 잘 던지고 싶은 마음에 후배에게도 먼저 다가갔다.

KBO리그를 평정하고 메이저리그에서도 한국야구의 위상을 떨치고 있는 류현진(LA 다저스)도 같은 팀에서 뛰던 선배 구대성에서 서클체인지업을 배워 자신의 것을 만들었다. 적극적으로 다가가서 배우려는 의지가 있었기에 최고의 주무기를 가지게 된 것이다. 김대현도 마찬가지다. 묻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배우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기에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오늘’보다 ‘내일’ 어떤 모습을 보일지 더 기대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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