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개인 최고의 피칭이었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LA 다저스)이 31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와 홈경기에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7이닝 무실점의 괴력투로 샌프란시스코 강타자들을 원천봉쇄한 류현진은 동갑내기 친구 황재균과의 맞대결에서도 범타와 삼진을 이끌어내며 완승을 거뒀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LA 다저스 류현진(30)의 주무기는 체인지업이다. 체인지업은 시속 150㎞대의 직구와 구속 차이를 보이며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류현진의 필살기다. 매우 위력적이지만 한동안 힘을 쓰지 못했다. 어깨 수술 이후 직구 구속이 떨어지면서 체인지업의 위력이 반감됐다. 하지만 이제 본 모습을 찾은 모양새다. 체인지업을 앞세운 ‘코리안 몬스터’의 강력함이 되살아나고 있다.
류현진은 3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 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85구를 던지며 5안타 1볼넷 7삼진 무실점의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펼쳤다. 종전 4.17이던 시즌 방어율도 3.83(84.2이닝 36자책점)으로 끌어내렸다. 1-1 동점 상황에 교체돼 고대하던 4승은 다음으로 미뤘지만, 2년 연속 14승을 거둔 2013~2014 시즌의 모습을 연상케 할 정도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LA 지역 언론 ‘디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는 “류현진이 최근 3년간(2015~2017년) 등판한 경기 가운데 최고의 투구를 했다”고 극찬했다.
LA 다저스 류현진.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얼마나 안정적이었나?
LA 다저스 류현진.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다시 찾은 체인지업의 위력
류현진의 피칭 메뉴 가운데 가장 돋보였던 구종은 체인지업이다. 평균구속 144.7㎞, 최고구속 148㎞의 직구(34개)에 28개의 체인지업(평균구속 129.4㎞)을 곁들여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압도했다. 커터(10개)와 커브(8개), 슬라이더(5개)까지 총 5개의 구종을 충분히 활용한 부분도 돋보였다. 특히 땅볼과 삼진으로 잡아낸 아웃카운트가 많았던 것은 우타자의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체인지업이 통한 결과였다. 1회 데나드 스판, 2회 브랜든 벨트 등 좌타자들도 류현진의 체인지업에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직구와 구속 차이를 둔 데다 공이 낮은 코스에 형성된 것이 주효했는데, 이날은 시속 140㎞ 후반대의 직구 구속을 꾸준히 유지한 덕분에 체인지업의 위력이 배가 됐다. 직구 구속을 끌어올리면 체인지업과 구속 차이는 자연스럽게 커진다. ‘디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도 “류현진이 직구 구속을 92마일(약 148㎞)까지 끌어올리고, 여기에 체인지업을 섞은 것이 효과적이었다”고 평가했다.
MBC스포츠+ 손혁 해설위원은 “류현진이 좌타자를 상대로 가장 많은 체인지업을 던진 경기”라며 “체인지업은 류현진이 가진 최고의 무기인데, 이전까지 좌타자를 상대로 일부러 이 공을 자주 던지지 않은 것 같다. 샌프란시스코전을 통해 좋은 체인지업을 던지면 좌타자들도 공략이 어렵다는 것을 보여줬다. 공 끝의 움직임도 좋았다. 류현진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경기이기도 하다. 자신감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