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본격화된 국산 소형 SUV 판매 경쟁에 힘입어 7월 내수 판매가 5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 기간 국내 5개 완성차업체들은 일제히 소형 SUV 라인업을 새로 추가하거나 재정비해 정면 승부를 벌였다. 그 결과 현대자동차 코나와 기아자동차 스토닉 등 신규 등록된 신차 합계 약 4000대가 포함되며 시장 규모를 키웠다.
1일 현대기아차·한국GM·르노삼성·쌍용차 등 완성차업체들의 판매 실적에 따르면 7월 판매는 총 62만5411대로 전년 동기 대비 3.14% 감소했다. 내수는 13만611대로 7.81% 올랐고, 수출은 49만4801대로 5.67% 줄었다.
특히 현대차는 7월 국내 내수 시장을 이끌었다. 지난달 현대차 국내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4.5% 증가한 5만9614대를 기록했다. 차종별로 보면 그랜저가 8개월만에 누적 판매 10만대를 돌파하는 등 실적 상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같은 그랜저 기록은 국내 준대형 자동차 사상 최단 기간 10만대 판매 기록이다.
이에 반해 현대차 해외 판매는 여전히 부진했다.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경제 보복 영향이 컸다. 현대차는 7월 국내공장 수출 8만9120대, 해외공장 판매 18만4446대 등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감소한 총 27만3566대를 기록했다.
기아차는 7월 국내 4만3611대, 해외 17만2507대 등 총 21만6118대를 판매했다. 국내와 해외 실적이 동반 하락해 전년 대비 5.6% 판매량이 줄었다. 다만 내수 시장에서 신차 판매는 호조세를 기록했다. 스팅어는 6월 1322대에 이어 지난달 1040대로 두 달 연속 1000대를 넘어서며 월 평균 판매목표를 달성했다. 지난달 중순 출시된 스토닉이 영업일 기준 13일만에 1324대가 판매되며 선전했다. 7월 RV 모델 전체 판매는 전년 대비 9.5% 증가한 2만 930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모닝과 K시리즈 등 주력 승용 모델 판매는 전반적으로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해외판매는 국내공장 생산 분 8만7302대, 해외공장 생산 분 8만5205대 등 총 17만2507대로 전년 대비 6.8% 감소했다.
한국GM은 지난해 7월에 비해 판매량이 급락했다. 특히 이 기간 내수판매는 1만801대로 전년 동월 대비 24.8% 감소했다. 이로서 한국GM은 지난 3월부터 5개월 연속 내수판매가 두 자릿수 감소세를 기록하게 됐다. 크루즈와 트랙스를 제외한 전 모델 판매가 크게 줄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한국GM 7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한 3만605대에 그쳤다.
르노삼성은 지난 7월 내수 7927대, 수출 1만5368대를 포함 총 2만3295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6% 증가한 수치다. 내수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했다. 차종별로 SM5는 중형과 준중형 틈새시장을 공략해 전년 동월보다 30.4%가 늘었고 QM3는 29.4% 증가한 1379대를 팔았다. 수출은 SM6, QM6, 닛산 로그의 해외 판매 호조로 전년보다 38.1% 급증했다.
티볼리 브랜드와 G4 렉스턴 등 신차효과에 힘입어 내수판매가 14.7% 증가했음에도 수출물량 감소로 전체 판매가 줄었다. 내수판매는 티볼리 브랜드와 G4 렉스턴이 소형과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각 세그먼트별 1위 자리를 차지하면서 전년 동월 대비 14.7%, 누계 대비로도 6.7% 증가세를 기록했다. 수출은 글로벌 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전년 동월 대비 47.4% 감소했으나 전월 대비로는 27.4%의 증가세를 기록하면서 회복세를 보였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