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남자농구의 대들보 양동근(모비스)은 이번 여름이 어색하기만하다. 매년 이맘때 태극마크를 달고 땀을 흘렸지만 이번에는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줬다. 사진제공|모비스
■ 10년간 태극마크 훈장…모비스 양동근의 새로운 농구인생
세대교체 맞물려 대표팀서 물러나
“국가대표는 할 수 있는 때가 있어
후배들 사명감 갖고 최선 다하길…”
모비스의 간판스타 양동근(36)은 2017년 여름을 온전히 소속 팀에서 보내고 있다. 그는 2004년 프로데뷔와 함께 두각을 나타내 2005년부터 국가대표팀의 부름을 받아왔다.
발목수술을 받았던 2008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여름을 대표팀에서 보낸 양동근은 올해에는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국내최고 가드로서 기량 면에서는 여전히 국가대표가 되기에 모자람이 없다.
그러나 선수를 선발하는 대한농구협회 경기력향상위원회가 점진적인 세대교체 방침을 세우면서 양동근은 국가대표 자리를 후배들에게 양보했다. 현재 대표팀 최선참은 1987년생 오세근(KGC), 이정현(KCC), 박찬희(전자랜드)의 몫이 됐다. 오랫동안 대표팀에 몸담으면서 분위기를 주도해왔던 그의 이탈은 후배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모비스 양동근. 스포츠동아DB
오세근은 “처음 대표팀이 소집됐을 때에 내가 고참이 되어있어서 놀랐다. (양)동근이 형이나 (조)성민이형의 빈자리가 많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양동근은 국가대표로서 최고와 최악의 순간을 모두 경험했다.
양동근은 “농구 국가대표의 처우가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훈련 환경이나 수당이 적다고 불만만 늘어놓을 자리는 아니다.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때만 합류할 수 있는 자리이고 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사명감을 가질 수 있는 자리다. 후배들이 더 좋은 성과를 내서 한국 농구의 위상을 높여주기를 바란다”며 후배들의 선전을 기원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