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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지났지만 한눈에 알아봤다… ‘그놈’

입력 | 2017-08-02 03:00:00

10세때 성폭행한 버스운전사 대구 정류장서 우연히 발견해 고소
법원 “피해자 기억 구체적”… 8년刑




2004년 8월 초등학교 4학년이던 A 씨(당시 10세)는 어머니를 따라 경남 거제의 한 모텔에 갔다. A 씨는 혼자서 전화를 걸기도 어려운 지적장애가 있는 어머니와 같이 다니곤 했다. A 씨는 모텔에서 어머니가 자리를 비운 사이 어머니와 내연관계로 알려진 버스운전사 B 씨(당시 51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그해 가을에도 수차례 성추행을 당했다.

자신이 어떤 짓을 당했는지 알기에는 어리기도 했고 아버지는 교통사고로 머리를 다친 상태여서 A 씨는 도움을 요청할 수도 없었다.

지난해 3월 아버지를 배웅하러 나간 대구 동부정류장에서 A 씨는 대합실을 가로지르는 B 씨를 한눈에 알아봤다. 집안 어른들의 도움으로 B 씨를 고소했다. B 씨는 “A 씨의 어머니와 내연관계도 아니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A 씨는 2004년 당시 B 씨가 일하던 버스회사 이름과 운행 구간, 그리고 정확히 B 씨가 몰지는 않았지만 같은 회사의 다른 버스 차량번호 4자리를 기억해냈다.

창원지법 제4형사부(부장판사 장용범)는 1일 B 씨에게 징역 8년과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A 씨의 기억과 진술이 실제 경험하지 않았다면 묘사하기 어려울 정도로 구체적이고 일관성이 있으며 B 씨를 무고할 이유가 없다”고 판시했다.

창원=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