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2017 부자 보고서’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1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17 한국 부자 보고서’를 발간했다. 올 4, 5월 예적금, 주식 등 금융자산이 10억 원 이상인 개인 4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다.
조사 결과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부자 수는 24만2000명이고,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은 1인당 평균 22억8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부자 가구의 연평균 소득은 2억6000만 원으로, 일반 가구(4883만 원)의 5.3배였다. 연소득 중 8268만 원(31.8%)은 부동산 임대료와 이자, 배당 등 재산소득에서 나왔다.
부자들이 보유한 부동산 자산 규모는 평균 28억6000만 원이었다. 부자들이 보유한 투자용 부동산(복수 응답)은 아파트(49.0%)가 가장 많았다. 이어 토지·임야(48.7%), 빌딩·상가(42.6%), 오피스텔(20.9%), 단독·연립주택(13.9%) 순이었다. 한국 부자들은 향후 유망한 투자용 부동산(1순위 응답)으로 가장 많은 27.7%가 재건축 아파트를 꼽았다. 빌딩·상가(26.2%), 토지·임야(16.2%), 일반 아파트(9.2%)가 뒤를 이었다.
부자들의 이런 부동산 위주 투자 관행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시장이 얼어붙더라도 당분간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부자들은 경기가 침체될 경우 부동산 투자를 어떻게 하겠냐는 물음에 △현 상태 유지(39.4%) △전·월세 등 임대 형태 변화(22.3%) △부동산 전부 또는 일부를 처분(20.2%) △다른 고수익 부동산 투자(12.3%) 등의 순으로 답했다.
전문가들은 저금리와 고령화의 영향으로 오히려 부동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준금리 1%대 시대가 2년 넘게 지속되면서 자산가들은 낮은 비용으로 돈을 빌려 주택이나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를 하고 있다. 임채우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전문위원은 “자산가들은 오랜 경험을 통해 주식이나 펀드 등 변동성이 큰 자산에 비해 부동산이 가장 안전하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며 “최근 ‘노후 대비’가 재테크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부동산이 더욱 각광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