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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고’ 열풍 1년…과거의 영광 부활시키려면

입력 | 2017-08-02 11:01:00


한때 전 세계적으로 열풍이 불었던 증강현실(AR) 게임인 포켓몬고의 인기가 급속도로 사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글로벌 출시 1년을 맞이한 포켓몬고의 국내 이용자는 포켓몬고 인기가 정점이었던 올해 1월의 10%에도 못미치고 있다. 포켓몬고는 ‘과거의 영광’을 부활하기 위해 단체사냥(레이드)을 비롯해 다양한 행사를 벌이고 있지만 한 번 떨어진 인기가 되살아나지 않고 있다.

2일 애플리케이션(앱) 분석기관 와이즈앱에 따르면 국내 출시 6개월을 맞이했던 7월 넷째주(17~23일) 포켓몬고를 한 번이라도 사용한 안드로이드폰 이용자는 51만142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주간 사용자를 기준으로 포켓몬고 이용자가 가장 많았던 올해 1월 넷째주(23~29일) 698만4874명의 7.3%에 그치는 수준이다.

포켓몬고는 지난해 7월 6일 전 세계적으로 출시됐으나, 국내에선 구글의 지도 활용 문제 등으로 올해 1월 24일 정식 소개됐다. 다만 국내 출시 이전에도 강원 속초시 등 일부 지역서 포켓몬고 게임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서울에서 속초까지 포켓몬 게임을 하러 ‘원정’을 가는 등 포켓몬 열풍이 불었다. 이런 이유로 지난해 7월과 8월에는 포켓몬고 국내 출시 전인데도 이용자수가 각각 159만 명과 109만 명이나 됐었다. 하지만 포켓몬고 이용자는 올해 2월(848만 명)을 정점으로 매달 감소해 지난달 150만 명으로 급감했다. 게임업계는 현 추세대로라면 포켓몬고 이용자수가 국내 정식 출시 이전보다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포켓몬고의 인기 하락은 게임 개발사인 나이언틱의 늦은 업데이트와 콘텐츠 부족이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포켓몬을 수집하는 장소인 ‘포켓스톱’도 여전히 적다. 서울 등 대도시는 100m안에도 10여 개의 포켓스톱이 있는 곳도 많지만, 비수도권의 경우 1㎞ 근방에도 포켓스톱이 없어 이들 지역의 이용자들의 원성이 컸다. 게다가 인공위성위치정보(GPS) 조작 앱을 이용하면 어디서든 포켓몬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이용자들은 흥미를 잃기 시작했다.

나이언틱은 올해 6월부터 단체사냥인 레이드 배틀을 선보였지만, 인기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여러 이용자가 함께 즐기는 레이드 배틀이 포함된 포켓몬고 1주년 업데이트가 진행됐을 당시에도 반짝 인기에 그쳤다. 국내 5월 기준 안드로이드 포켓몬고 이용자수 223만 명이었지만 6월에는 오히려 150만 명으로 줄었다.

일본도 상황이 비슷하다. 라이브도어 뉴스 등 일본 언론들은 마케팅 조사기관 ‘마케팅 리서치 캠프’를 운영하는 저스트의 ‘위치 정보 앱에 대한 이용 실태 조사’ 결과를 인용해 ‘포켓몬고 이용자 중 80%는 출시 후 6개월 이내에 게임을 그만뒀다’고 말했다 이는 일본 내 15~59세 남녀 9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에서 포켓몬고를 이용하지 않는 사용자들에게 그 이유를 묻자 45.6%는 ‘시시해서’라고 답했다. 또 36.9%의 응답자는 ‘배터리 소모량이 많아서’, 21.0%는 ‘주변 사람들이 별로 하지 않아서’라고 답변했다.


다만 일본과 한국에서 모두 40, 50대 중장년층의 이용은 꾸준한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7월 국내 포켓몬고 이용자중 40% 정도는 40, 50대 중장년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현지 외신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포켓몬고 사용자 중 20~30대 비중은 62%에서 52%로 줄어든 반면, 40대 이상은 38%에서 48%로 늘어났다. 다만 경쟁이 적고,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중장년층은 여전히 포켓몬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포켓몬고는 AR 기술을 대중적으로 구현한 게임이라는 상징성이 크다”며 “상당수의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쌓인 ‘AR 학습효과’를 바탕으로 풍부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한다면 인기가 되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현석기자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