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TV 시판 소식을 알린 동아일보 1980년 8월 2일자 2면.
‘정부는 1일 물가안정위원회를 열고 컬러TV 시판 가격을 확정, 관련업체에 통고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컬러TV 시판은 2일부터 시작될 것 같다.’(동아일보 1980년 8월 1일자)
일본에선 1960년대에 보급된 컬러TV가 국내에선 1980년에야 시판됐다. 방송환경이 받쳐주지 않았던 이유도 있지만 경제여건이 열악했던 탓이었다. TV가 있는 집은 부자로 불리던 시절이었다.
컬러TV는 8월부터 시판됐지만 컬러TV 방송은 12월에야 시작됐다(이전에도 컬러TV 방송이 있긴 했는데 주한미군방송인 AFKN이었다). 흰색과 검정색, 그 중간색으로만 화면을 시청했던 사람들에게 ‘총천연색’의 영향은 컸다. TV에 등장하는 제품과 출연자의 의상이 화려해졌다. 시청자들도 TV를 따라 색깔에 예민해졌다. 자연스럽게 실제 생활도 화려하고 풍요로워졌다. 1990년대에 본격적으로 꽃피운 소비문화의 바탕이 된 셈이다.
1980년 컬러TV가 시판된 뒤 한 가전 대리점의 모습. 동아일보DB
‘불황에다 컬러TV의 방영을 앞둔 극장가는 컬러TV 방영을 하더라도 영화의 방영을 막아주든지 극장에 대한 정부의 지원책을 마련해주든지 아니면 극장 요금을 자율적으로 올려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청을 하고 나섰다.’ 극장가가 컬러TV의 출현에 긴장했다는 얘기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TV까지 등장했으니 극장의 입지는 갈수록 줄어드는 모양새다.
김지영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