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서만 지내던 아이는 고양이처럼 높은 곳에 오르면서, 겁내지 않고 집밖으로 나갈 준비를 한다. 창비 제공
권윤덕 씨의 ‘고양이는 나만 따라 해’는 엄마가 올 때까지 종일 고양이와 함께 지내는 아이가 주인공이다. 고양이와 아이는 엄마를 기다리며 같이 빨래를 널고 파리를 쫓고 벌레를 내려다본다. 친구들은 어울려 밖에서 뛰어노는데, 아이는 고양이와 나란히 앉아 창 너머로 친구들을 바라보기만 한다. 일하는 엄마를 둔 아이의 마음이 자연스레 헤아려진다.
묘하게도, 아이들을 위한 이 그림책이 요즘 어른들의 심정과 일치한다. 마침 ‘반려묘’와 ‘혼밥’의 시대 아닌가. 그림책 속 아이처럼 요즘 사람들은 혼자 놀고 혼자 밥 먹는다. 그렇게 혼자 지내면서도 고양이를 룸메이트로 삼아 교감을 나누고 위로를 얻는다.
집안에서만 놀던 그림책 속 아이는 고양이처럼 높이 오르고 먼 곳을 보면서 집밖으로 나가기로 결심한다. 이 그림책은 그렇게 혼자인 요즘 사람들에게 ‘먼 곳을 바라보고 마음을 부풀려 보라’고, ‘집밖에 나가 여럿이 부대껴 보라’고 권하는 것 같다.
김지영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