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울산 유니폼 입고 ‘부활가’ 2014, 2015시즌 전남서 22골 맹위… 작년 전북 옮겼지만 주전 못 꿰차 올해 5월부터 본격 득점포 가동… 4골 3도움 올리며 팀 3위 이끌어 “최선 다하면 태극마크 기회 올 것”
저돌적 돌파를 앞세워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울산 공격을 이끌고 있는 이종호는 골을 터뜨린 뒤에 손가락을 구부려 호랑이의 발톱 모양을 만드는 세리머니를 한다. 이종호는 “울산의 마스코트인 호랑이를 표현할 방법을 찾다가 생각해 낸 세리머니다. 팬들이 좋아해줘서 기쁘다”고 말했다. 울산 제공
올 시즌 울산 유니폼을 입은 공격수 이종호는 저돌적 돌파와 상대 수비수와의 거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투지로 공격을 이끌고 있다. 울산 팬들은 그에게 ‘이종호랑이(이종호+호랑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3일 울산의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이종호는 “올 시즌에 ‘나도 올라서고, 울산도 올라서게 만들겠다’는 각오를 다졌다”고 말했다.
2014, 2015시즌 전남에서 각각 10, 12골을 터뜨린 이종호는 2016시즌 전북으로 이적했다. 하지만 전북 생활은 성공적이지 않았다. 주전을 꿰차지 못한 그는 5골(22경기)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종호는 “전북에서 내로라하는 선수들과 주전 경쟁을 하면서 배운 것이 많다. 하지만 많은 경기를 뛰면서 이종호가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신뢰 속에 이종호(4골 3도움)는 5월부터 득점포를 가동했다. 이종호와 오르샤(6골 1도움)를 활용한 공격은 울산의 핵심 전술이 됐다. 울산 관계자는 “왕성한 활동량을 가진 이종호가 상대 수비를 분산시키면서 생긴 빈 공간으로 오르샤가 침투해 골을 노리는 방식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은 이들의 활약을 앞세워 클래식 3위를 기록 중이다.
이종호는 팀에 투혼을 불어넣는 역할도 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15일 광주와의 경기에서 볼 다툼을 벌이다가 입술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지만 거즈를 물고 끝까지 경기를 뛰었다. 10바늘을 꿰맨 그는 4일 뒤 강원과의 경기에도 출전을 강행해 결승골까지 터뜨렸다. 신태용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관전한 경기였다. 신 감독은 최전방 공격수의 폭넓은 움직임과 연계 능력을 강조한다. 이 때문에 소속팀에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이종호가 국가대표팀에 승선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종호는 2015년 8월 중국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이후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이종호는 “태극마크에 대한 열망이 있다. 소속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면 기회가 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울산=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