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종교 교주를 자처하는 남성이 여성 신도를 폭행해 살해하고 시신을 암매장했다 붙잡혔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4일 김모 씨(57·여)를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야산에 묻은 혐의(살인 등)로 박모 씨(40)를 구속했다. 또 암매장을 도운 박 씨의 부모와 아내, 피해자 김 씨의 동생 2명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는 지난해 6월부터 경북 영주시의 원룸에서 아내와 김 씨 및 김 씨 여동생을 신도로 삼아 함께 생활했다. 이들은 주로 기도를 하거나 박 씨의 설교를 들었다. 박 씨는 하루 20시간 넘게 자지 말고 자신의 설교를 듣거나 예배하라고 강요했다.
예배를 하는 동안 자세가 흐트러지거나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믿음이 부족하다. 귀신이 들어 순종하지 않는 것”이라면서 폭행했다. 박 씨는 “얼마 전 홍수도 내가 일으킨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다른 곳에 사는 김 씨의 남동생과 여동생도 가끔 예배를 봤다.
이후에도 이들은 3개월 가까이 원룸에서 예전처럼 생활했다. 박 씨는 “기도를 열심히 해야 죽은 김 씨를 살려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씨의 여동생은 박 씨의 폭행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달 6일 원룸에서 나왔다. 그는 지난달 하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영주에서 박 씨를 검거했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