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고강도 대북제재 채택]美 외교안보라인 연일 전쟁불사론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들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안보 책임자들의 입에서 연일 쏟아지는 ‘전쟁 불사’ 발언을 의미심장하게 평가하고 있다. 특히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사진)이 5일(현지 시간) MS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예방전쟁(preventive war)을 위한 모든 옵션을 제공해야만 한다”며 전쟁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분위기는 강경 일변도로 치닫고 있다. 백악관 안보 컨트롤타워인 그가 전쟁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도 대북제재 결의안이 통과된 5일 미국의 군사대응 가능성을 경고했다. CNN 등에 따르면 헤일리 대사는 “(결의안이 통과됐다고 해서) 우리는 북한 문제를 해결했다고 착각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과 동맹국 보호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준비가 됐다. 우리는 여러 차례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말했다”고 경고했다.
그동안 트럼프 정부의 군사옵션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이 임박했다고 보고, 선제적으로 관련 시설을 표적 공격하는 ‘선제타격(preemptive strike)’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돼 왔다. 결국 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한 정보기관이 북한의 무기 시설을 선별 타격해 제거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리면서 군사옵션의 성격을 재정립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을 통해서라도 북핵을 막겠다는 의지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전쟁)에 대해 명확한 입장, 즉 북한이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핵무기를 보유한다면 참을 수 없다고 말해왔다”며 “만약에 북한이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핵무기들을 가진다면 대통령의 시각에서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기간인 6월 말 워싱턴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도 “(북한으로부터의) 위협은 지금 더 임박했고, 과거 실패한 것과 같은 접근법을 되풀이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을 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고 군사 옵션 사용 가능성을 시사했었다.
다만 맥매스터 보좌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북한에 대한 어떠한 공격도 한국 국민에게 엄청난 고통을 낳는 값비싼 전쟁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지 언론들은 트럼프 정부가 여전히 대북 군사 공격을 최후순위에 두고 있음을 의미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 예방전쟁과 선제타격 ::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sunshade@donga.com / 주성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