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당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동아일보DB)
북한에서 전력난 때문에 열차 운행이 예상보다 훨씬 더 지연 돼 식량을 준비하지 못한 제대 군인 2명이 열차에서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자유아시아 방송(RFA)은 6일 일본 언론매체 ‘아시아프레스’를 인용, 최근 북한에서 열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던 제대 군인 2명이 평성을 출발한 열차 안에서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당시 열차는 전력난 때문에 보름이 되도록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했다. 군인들이 가려고 했던 목적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북한의 전력 사정은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나빠졌으며, 이후에도 전력난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에 열차 운행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으며, 일부 열차가 운행되는 경우에도 약 10~15일 후에야 목적지에 도착한다. 보통 1~2일 정도면 갈 수 있는 구간이지만, 전력난 때문에 열차 운행이 수시로 마비되기 때문.
특히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이 군인들에 대해 “군대에서 영양실조에 걸려 열차를 타고 집에 갔는데, 음식도 준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며칠 걸릴 구간을 보름이나 갔다”며 “결국 음식을 먹을 기회가 없어 굶어 죽은 비극”이라고 추측했다.
또한 이시마루 대표는 “북한의 열차 사정이 매우 나쁘지 않은가”라며 “전기사정 때문에 하루 이틀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열흘에서 보름씩 가야 할 때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양상도 혜산-평양 구간과 함경북도 무산-평양 구간은 1~2일 정도 소요되지만, 현재는 10~15일 후 도착하는 사례가 전해지고 있다.
이에 북한 주민들은 트럭과 버스 등을 이용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하지만 기름값 상승으로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북한 내부 소식통들에 따르면, 전력난 외 낙후된 시설·철도원의 부정부패 등으로 북한 열차 운행이 당장 정상화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