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그랜저IG가 출시 9개월 만에 10만대 넘게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구형 모델인 그랜저HG보다 3개월 빠른 기록이다. 또한 올해 단일 차종으로 연간 판매량 10만대 돌파도 확실시 되고 있다.
최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그랜저IG가 총 10만1050대 팔려 9개월 만에 판매대수 10만대를 넘어섰다. 올해만 놓고 봐도 순항 중이다. 신형 그랜저는 지난 1~7월 총 8만2611대가 판매됐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국산차 베스트셀링은 물론 연간 10만대 판매 기록도 손쉽게 달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트림별로는 2.4 가솔린 모델이 가장 인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판매 추이를 보면 2.4 가솔린 모델이 전체의 36%를 차지했다. 3.0 가솔린 모델은 30%로 뒤를 이었다. 여기에 지난 3월 라인업에 추가된 하이브리드 모델도 2개월 연속 2000대 넘는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올해만 총 7732대(IG 기준)가 팔려 실적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상승세에 힘입어 그랜저가 올해 단일 모델로 연간 판매 15만대를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레 내다봤다. 다만 해당 기록 달성을 위해서는 남은 5개월 동안 매달 약 1만3000대가 팔려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랜저의 선전은 브랜드 실적 개선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시장 환경이 열악한 상황에서도 내수 판매대수를 끌어올렸고, 판매단가가 비교적 높은 준대형차급으로 영업이익 방어에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현대차의 올해 1~7월 내수 시장 누적판매대수는 40만4397대로 지난해보다 1.4%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차효과 감소와 모델 노후화에 따라 제네시스 브랜드와 RV 판매량이 20% 넘게 하락했지만 그랜저가 포함된 승용차 판매는 20.9% 증가해 브랜드 전체 실적 하락폭을 메웠다.
그랜저 판매 특징으로는 기존 모델의 경우 주요 고객층이 40~50대 위주였지만 그랜저IG는 30대 비중이 무려 25%나 차지할 정도로 구매층이 확대된 점을 꼽을 수 있다. 또한 2.4를 비롯해 3.0과 3.3 가솔린, 2.2 디젤, 하이브리드 버전 등 다양한 라인업과 풍부한 편의사양을 통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힌 것도 주요한 특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전에 비해 젊어진 디자인과 동급 모델에 비해 우수한 상품성이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랜저의 올해 판매량이 이를 입증한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