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학교’ 시리즈 7번째 버전… 동시간대 드라마에 밀려 고전

7월부터 방송 중인 ‘학교 2017’(위쪽 사진)은 아직까지 저조한 시청률을 나타내고 있다. ‘학교 2013’(아래쪽 사진) 등 약 20년간 청소년들의 고민을 정면으로 다룬 ‘학교’ 시리즈처럼 오랜 기간 또래 시청자들의 기억에 남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KBS 제공
약 20년이 흘러 일곱 번째 버전으로 시청자들을 찾은 KBS 2TV 월화드라마 ‘학교 2017’은 아직까지 썩 좋은 성적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 동시간대 타 지상파 드라마 SBS ‘조작’(12%대), MBC ‘왕은 사랑한다’(6%대)와의 시청률을 비교하면 4%대(총 6회 방송 기준)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학교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전작들과 달리 이번 시리즈는 주 시청층인 10대가 공감할 수 있도록 가볍고 밝은 시도를 더했다.
그러나 이번 작품은 20년간 ‘학교’ 시리즈를 관통하는 주제인 학교의 현실 면에서 정작 10대들의 공감을 사지 못하고 있다. 박진석 PD는 제작발표회에서 “성적 위주의 대입이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데 따른 혼란 등 학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한 달에 3번씩 치르는 모의고사, 석차등수를 학교 벽에 공개적으로 게시하는 모습, 성적순 급식 장면 등은 오히려 현실을 지나치게 드라마틱하게 드러내 공감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시청자 게시판이나 포털사이트 댓글에도 극 중 묘사된 학교 현실에 몰입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올라온다. ‘학교’ 시리즈의 힘은 변하는 듯 변하지 않는 학교 현장의 문제를 늘 방송 시점에 맞춰 새롭게 제시하는 데 있었다.
특히 ‘학교 2013’부터는 2000년대 방송된 전작들이 다룬 억압적 학교, 성적에 대한 부담 등 거시적 고민에서 좀 더 세분된 주제로 관심사를 옮겼다. 학교 2013은 수기 공모전을 통해 실제 학교폭력 경험담 등을 생생히 묘사해 교육청 표창도 받았다. 2015년 방송된 6번째 학교 시리즈 ‘후아유-학교 2015’에서는 이기적인 학부모와 그런 부모 밑에서 자란 더욱더 이기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아이들이 그려졌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