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남 함안 성산산성 목간(사진)에 대한 컴퓨터 판독 결과, 당초 ‘왕자녕(王子寧)’으로 해석된 글자가 ‘임자년(壬子年·532년 혹은 592년에 해당)’일 가능성이 높은 걸로 나타나자 한 역사학자가 건넨 말이다.
출토 목간을 초기에 공개하지 않고 몇몇 학자에게만 해석을 맡긴 것이 판독 오류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결국 일본 나라문화재연구소의 ‘모지조(MOJIZO)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반론이 옳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문헌 기록이 절대 부족한 고대사에서 1차 사료인 목간 내용은 역사 해석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다. 실제 임자년 목간은 성산산성 축성 시점과 의도, 아라가야 멸망 시점에 대한 기존 통설을 흔들 것으로 보인다.
목간 글자 몇 개를 잘못 판독한 게 무슨 대수냐고 할 수 없는 이유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