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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비행기]‘성산산성 목간 해석 오류’ 되풀이 안하려면…

입력 | 2017-08-08 03:00:00


“출토 자료를 학계에 신속하게 공개하지 않으면 같은 실수가 반복될 수 있습니다.”

최근 경남 함안 성산산성 목간(사진)에 대한 컴퓨터 판독 결과, 당초 ‘왕자녕(王子寧)’으로 해석된 글자가 ‘임자년(壬子年·532년 혹은 592년에 해당)’일 가능성이 높은 걸로 나타나자 한 역사학자가 건넨 말이다.

출토 목간을 초기에 공개하지 않고 몇몇 학자에게만 해석을 맡긴 것이 판독 오류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실제로 올 3월 문화재청이 해당 목간을 뒤늦게 공개하자, 국문학자와 서체 연구자를 중심으로 꾸준히 반론이 제기됐다. 필획이나 문맥을 감안할 때 ‘임자년’으로 해석하는 게 옳다는 주장이었다.

결국 일본 나라문화재연구소의 ‘모지조(MOJIZO)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반론이 옳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문헌 기록이 절대 부족한 고대사에서 1차 사료인 목간 내용은 역사 해석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다. 실제 임자년 목간은 성산산성 축성 시점과 의도, 아라가야 멸망 시점에 대한 기존 통설을 흔들 것으로 보인다.

목간 글자 몇 개를 잘못 판독한 게 무슨 대수냐고 할 수 없는 이유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