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신고교별 학습능력 학내 공방
2013년부터 최근까지 KAIST 입학처장을 지낸 이승섭 교수(기계공학과)가 논쟁에 불을 붙였다. 그는 지난달 펴낸 저서 ‘카이스트는 어떤 학생을 원하는가’에서 “일반고 출신은 수학 과학 이수 시간이 적고 선행 및 심화 수업을 덜 받아 1학년 때 어려움을 토로하는데 2학년 이후 전공에 들어가면 대부분 빠른 속도로 격차를 줄이고 역전시키기도 한다”고 밝혔다.
KAIST는 반박 자료를 내놨다. 신하용 입학처장은 “과학고와 영재고 출신 가운데에는 7학기 만에 우수한 성적으로 학업을 끝내는 조기졸업자가 많다”고 주장했다. 이 전 처장이 조기졸업자를 제외한 나머지 학생만의 4학년 학점을 가지고 1학년 때 학점과 비교한 것은 무리가 있다는 얘기다.
신 처장의 주장을 바탕으로 KAIST는 조기든 만기든 졸업 당시 학점과 1학년 학점을 비교해 ‘2012∼2014년 3년간의 학년별 성적’을 분석했다. 그 결과 졸업 때의 학점은 영재고 출신 3.51점, 과학고 출신 3.44점, 일반고 출신 3.35점으로 일반고 출신이 가장 낮았다. 다만 1학년에서 4학년까지의 학점 향상 폭은 일반고(0.21) 출신이 영재고(0.06)와 과학고(0.07) 출신보다 컸다.
이에 대해 이 전 처장은 “책의 분석 자료는 절대적 자료로 이용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으나 전반적 트렌드를 보여주는 데에는 여전히 문제가 없다”며 “융합적 사고와 인문·사회적 소양이 중시되는 사회에서 KAIST는 다양성을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