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선박 빼면 2.8% 증가 그쳐… 소비증가율도 2분기 연속 1%대
기획재정부는 8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한국 경제의 회복세가 견고하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주환욱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소비를 포함한 경제지표들이 한 달 좋아졌다가 다시 안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하반기(7∼12월)에는 수출 증가 폭도 둔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향후 경기를 나쁘게 보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수출 증가세 둔화에서 찾을 수 있다. 7월 수출액은 1년 전보다 19.5% 늘어났지만 이는 반도체 호황과 일시적인 선박 수출 증가에 따른 착시 현상이었다. 반도체, 선박을 제외하면 수출액은 1년 전보다 2.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올해 1분기(12.5%)와 비교하면 증가 폭이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초장기 호황)’이 예상보다 빨리 끝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 전기요금 등 기업이 투자를 결정할 때 고려해야 하는 비용 구조에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기 회복세를 만들어가는 데 어려움이 있는 만큼 불확실성을 줄여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