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25일 1심 선고]법조계 안팎 ‘12년’ 과다 논란 김우중 2006년 징역 15년 구형… 20조원 분식회계-10조 사기혐의 “주된 범죄 아닌 혐의로 중형도 문제”
8일 현직 부장판사는 “이 부회장에 대한 징역 12년 구형은 다른 재벌 총수들의 뇌물 공여 사건과 비교해 이례적으로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부회장의 뇌물 공여 금액이 다른 재벌 총수들과 비교해 낮은데도 구형량이 높은 것은 뇌물 공여 대상이 대통령이라는 상징적 의미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재벌 총수 중 1심에서 가장 높은 구형량인 징역 15년을 받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혐의는 20조 원대 분식회계와 9조8000억 원대 사기 대출 등이었다. 이 부회장의 구형량은 김 전 회장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대법원 양형 기준에 따르면 뇌물공여 혐의의 형량은 액수가 1억 원 이상일 경우 최대 징역 3∼5년이다. 박영수 특검은 7일 이 부회장 결심공판에서 구형량을 밝히기 직전 “재산국외도피죄의 법정형이 징역 10년 이상”이라고 강조했다. ‘구형량 과다’ 논란을 피하기 위한 의식적 언급이라는 게 삼성 측 변호인단의 시각이다.
한 고위 법관은 “주 혐의인 뇌물공여에 특경가법상 횡령이 있으니까 징역 6년 정도가 맞다”며 “엉뚱하게 주된 범죄가 아닌 걸로 중형을 구형하는 게 균형이 맞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삼성이 독일에 체류 중이던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와 딸 정유라 씨(21)의 승마 지원을 위해 돈을 보낸 것을 특검이 이 부회장의 뇌물 혐의로 기소하면서 독일로 돈을 보낸 절차까지 문제 삼은 게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