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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끈한 김재환, 신기록도 화끈하게

입력 | 2017-08-09 03:00:00

한화전 1회 역전 투런 폭발… 사상 첫 12경기 연속 타점
9일 일본 타이 기록 도전




야구에는 기록과 관련된 불문율이 하나 있다. 대기록을 앞둔 선수 앞에서 해당 기록에 대한 언급을 삼가는 것이다.

8일 한화-두산전이 열린 서울 잠실구장. 두산 4번 타자 김재환(29·사진)을 만났을 때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김재환은 전날까지 역대 KBO리그 최다 연속 경기 타점 타이인 11경기 연속 타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하지만 경기 전 마주 앉은 김재환은 “타점 기록요? 전혀 상관없으니 말하셔도 돼요”라며 “솔직히 기록에는 전혀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4번 타자로서 기회를 살리려 할 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이 사라지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0-1로 뒤진 1회말 2사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재환은 한화 선발 안영명의 6구째 높은 슬라이더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겨 버렸다. 시즌 29호 홈런으로 2타점을 올린 김재환은 리그 최다 연속 경기 타점 신기록을 세웠다. 지난달 26일 kt전을 시작으로 12경기 연속 해결사 노릇을 해낸 것. 이전까지는 1991년 장종훈(빙그레), 1999년 이승엽, 2015년 야마이코 나바로(이상 삼성), 올해 최형우(KIA)가 11경기 연속 타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메이저리그 최다 연속 경기 타점 기록은 레이 그라임스(시카고 컵스)가 1922년 세운 17경기다.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랜디 배스(한신)가 1986년 기록한 13경기가 최다다. 앞으로 한 경기만 더하면 일본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김재환은 한국에서 가장 넓은 잠실구장에서 한 시즌에 홈런을 가장 많이 친 한국인 선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올해 18번째 홈런을 치면서 1999년 심정수와 지난해 자신이 갖고 있던 국내 선수 최다 홈런 기록을 넘겼다. 역대 한 시즌 잠실구장 최다 홈런은 1998년 타이론 우즈(전 두산)가 친 24개다.

두산은 한화를 8-1로 꺾고 8연승을 질주했다. 최근 3경기 연속 결승 홈런을 때린 김재환은 올해 12개의 결승타로 이 부문에서도 나성범(NC)과 함께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이헌재 uni@donga.com·유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