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저지 골프장서 아침부터 글 올려… 민주당 의원-NYT에 비난 공세 NYT “매일 과장-왜곡-조작” 비꼬아… 펠로시 “실패한 리더십만 보여줘”
그냥 휴가가 아닌 ‘일 겸 휴가’를 보내고 있다고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뉴저지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본인의 주장을 입증이라도 하려는 듯 7일 하루에만 총 14개의 글을 트위터에 올리며 ‘트윗 정치’에 몰두했다. 하지만 이 중 10개는 국정과 관련 없는 ‘가짜뉴스’와 특정 정치인을 겨냥한 비난이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를 두고 “(백악관에서의) 업무 버릇과 거의 똑같다”며 “휴가가 아니라는 말이 일리 있다”고 비꼬았다.
트럼프는 취임 200일이었던 이날의 많은 시간을 자신과 앙숙 관계에 있는 현역 의원과 온라인 말싸움을 하는 데 보냈다. 이날 오전 7시 반경 리처드 블루먼솔 상원의원(민주·코네티컷)이 CNN에 출연해 “(미 대선 러시아 개입의혹)수사를 계속해야 한다”고 말하자 즉각 트위터를 통해 반격했다. 블루먼솔 의원은 베트남전 당시 실제로는 미국에서 예비군으로 활동했으면서도 베트남에서 복무했다고 주장해 구설수에 올랐던 인물. 트럼프는 블루먼솔의 아픈 과거를 끄집어내며 “블루먼솔만큼 유권자를 속인 사람도 없는데 자신이 (타인의)공모를 논하나?”라고 조롱했다.
트럼프는 분이 덜 풀렸는지 저녁에도 공격을 이어갔다. 오후 6시경 “블루먼솔은 베트남에서 긴 휴가를 보내야 할 것 같다. 그래야 최소 자기가 베트남에 있었다고 말이라도 할 수 있지”라고 비꼬았다. 올해 세 번째로 트럼프의 트위터 공격을 받은 블루먼솔은 자신의 트위터에 “당신의 괴롭힘은 먹히지 않는다”고 반격했다.
혹독한 200일 중간평가 결과도 속속 발표됐다. 시민단체 ‘공직을 위한 파트너십’은 취임 200일인 7일 기준 트럼프 행정부가 상원 인준이 필요한 공직 1100여 자리 중 279개에만 후보자를 지명하는 데 그치고 이 중 124명만 인준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와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과거 같은 시점에 각각 433명과 414명을 지명했고 310명과 294명을 인준시키는 데 성공했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7일 발표한 성명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200일 동안 깨진 약속과 실패한 리더십만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CNN이 여론조사기관 SSRS와 공동으로 실시해 7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지지율은 38%로 같은 기관이 4월 조사한 44%에 비해 6%포인트 하락했다. 최근 갤럽과 퀴니피액대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지지율은 모두 30%대를 기록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