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화염과 분노”→北 “괌 포위사격”→트럼프 “핵무기 쓸일 없기를”
“北, ICBM 탑재할 핵탄두 소형화”… WP “美정보당국 결론내려” 보도
北, 트럼프 강공 2시간반 뒤 반격… 트럼프 “핵 우리가 최강” 재반격
뿌옇다. 한반도 주변 정세가 우리 의지와는 상관없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격랑 속에 빠져들고 있다.
미국과 북한은 9일 하루 동안 ‘화염과 분노’ ‘괌 포위사격’ ‘핵무기 현대화’ 등 전례 없이 강도 높은 공격성 발언을 주고받았다. 북한의 ‘8월 말(末) 9월 초(初)’ 추가 도발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북한과 미국이 양보 없는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현지 시간 8일) 휴가 중인 뉴저지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은 미국을 더는 위협하지 않는 게 최선일 것”이라며 “(그러지 않으면) 세계가 경험하지 못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정은은 정상 상태를 넘어 매우 위협적”이라고도 했다. 이는 트럼프가 1월 취임 후 김정은 정권을 향해 내놓은 가장 강도 높은 표현이다.
그러자 북한은 트럼프 발언 2시간 반 만에 성명을 내고 미군의 태평양 핵심 군사기지인 괌을 폭격할 수 있다고 선언했다. 북한은 조선인민군 전략군 대변인 성명을 통해 “앤더슨 공군기지를 포함한 괌의 주요 군사기지들을 제압·견제하고 미국에 엄중한 경고 신호를 보내기 위하여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켓 ‘화성-12형’으로 괌 주변에 대한 포위사격을 단행하기 위한 작전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위협했다. 그러자 트럼프는 다시 9일 오전(현지 시간) 트위터에 “내 첫 번째 명령은 (ICBM 등) 우리의 핵무기를 개조하고 현대화하는 것이었고 지금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 우리가 이 힘을 결코 사용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북한을 겨냥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