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기영 과기혁신본부장이 자신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대 앞을 지나고 있다. 박영대기자sannae@donga.com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차관급)이 임명 4일 만인 11일 자진사퇴했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에 이어 문재인 정부 내각에서 세번째 낙마이며 차관급으로는 처음이다.
박 본부장은 이날 5페이지 분량의 ‘사퇴의 글’을 통해 “11년전 황우석 박사의 논문 조작사건은 저에게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주홍글씨였다”며 “지명 후 몇 곳에서 문제제기가 시작되면서 불안감이 현실이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황우석 교수의 논문 조작 사건이 제 임기 중에 일어났다고 해서 제가 황우석 논문 사기 사건의 주동자나 혹은 적극적 가담자로 표현되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며 “황우석 교수 연구 조작의 모든 책임이 저에게 쏟아지는 것은 저에게는 너무도 가혹한 일”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박 본부장은 “이렇게까지 임기 중 일어난 사고에 대해 무한 책임을 지고 삶의 가치조차 영원히 빼앗기는 사람은 정부 관료 중 아마도 저에게 씌워지는 굴레가 가장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저의 사퇴가 과학기술계의 화합과 발전의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밝혔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