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미 서강대 국제한국학연구센터 연구교수
내 안의 문법을 끌어내려면 스스로 문장을 만들며 생각하는 것이 좋다. ‘밖에’의 띄어쓰기를 배우려면 먼저 ‘밖에’가 포함되는 문장을 떠올리는 것이 좋다.
―우리 밖에 있자.
―창문 밖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우리말 띄어쓰기의 첫 번째 원리는 ‘단어는 띄어 적는 것’이다. ‘밖’은 어떤 선이나 면 등 공간의 외부 즉, 바깥을 의미하는 단어다. 앞말과 다른 단어이니 ‘밖’을 띄어 적는 것이 당연하다. 여기서 ‘밖’에 붙은 ‘에’는 조사다. 조사를 앞말에 붙여 적는 것은 띄어쓰기의 두 번째 원리다.
당연한 질문을 왜 하는 것일까? 앞말에 붙여 적어야 하는 ‘밖에’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밖에’의 띄어쓰기는 흔히 혼동된다. 아래 문장들을 보자.
―우리 둘밖에 남지 않았다.
―돈이 천 원밖에 없다.
위 문장에서 ‘밖에’는 모두 앞말에 붙여서 적어야 한다. 똑같이 생긴 ‘밖에’가 경우에 따라 띄어쓰기가 달라지니 혼동되기 십상이다. 이들을 어떻게 구분해야 할까?
―우리 안에 있자.(○)
―창문 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조사 ‘밖에’는 그렇지 않다. ‘안에’와 바꾸면 이상한 문장이 된다.
―우리 둘안에 남지 않았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일까? 붙여 적어야 하는 ‘밖에’가 공간적 의미의 ‘안-밖’과는 다른 단어가 되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밖에’는 ‘밖’이라는 단어에서 독립한 ‘그것 말고는, 그것 이외에는’이라는 의미의 조사다. 그래서 이 ‘밖에’는 항상 앞말에 붙여 적어야 한다.
재미있는 것은 조사 ‘밖에’가 항상 부정적인 단어들과 어울린다는 점이다. ‘밖에’의 띄어쓰기가 혼동된다면 ‘밖에’를 ‘안에’로 바꿀 수 있는지, 부정적 단어와 함께 놓이는지를 확인하면 된다.
김남미 서강대 국제한국학연구센터 연구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