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회복-수출 호조 맞물려 사상최고 기록뒤 北리스크 등에 후퇴 주요 IB社 성장률 전망 0.2%P 상향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100일간 코스피는 고공 행진을 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됐다는 점이 국내 증시의 ‘허니문 랠리’에 톡톡히 기여했다. 수출과 소비자심리지수 등도 경기 회복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경제지표가 일제히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이 같은 신호가 실제 실물경제의 선순환으로 이어질지는 과제로 남았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취임한 5월 10일 2,270.12였던 코스피는 16일 2,348.26으로 3.44% 올랐다. 직선제로 당선된 노태우 대통령 이후 7차례 역대 정부 중 김영삼(15.95%), 노무현(8.11%), 이명박 정부(6.45%)에 이어 4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최근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북-미 간 긴장 고조로 주춤했지만 이 기간에 처음으로 2,400 고지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쓰기도 했다.
물론 코스피의 선전(善戰)이 현 정부의 경제 성적과 직결된다고 볼 수는 없다. 한국 증시는 외국인투자가 비중이 크고, 수출 중심의 산업구조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 정책 등 대내 요인보다는 대외 변수에 민감하다. 하지만 지배구조 개선과 소액주주 권한 확대 등 신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은 증시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내수 회복의 불씨도 살아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111.2로, 6월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1년 1월의 111.4 이후 6년 6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 지수는 100을 넘으면 가까운 미래의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 심리가 낙관적이라는 뜻이다.
경제성장률에 대한 기대도 높아졌다. 5월 이후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올려 잡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 IB 10개사의 올해 성장 전망치는 4월 말 평균 2.6%에서 7월 말 2.8%로 0.2%포인트 올랐다.
물론 모든 게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단기적으론 북한 리스크 등 지정학적 불안이 금융시장을 흔들 수 있고, 현 정부의 과감한 복지 정책에 따른 재정 부담도 중장기적인 위험요인이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기업의 자금 조달을 위한 숨통을 트고, 4차 산업혁명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자본 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