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광고제 크리에이티브 총괄 맡은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
유통, 매거진 사업도 맡고 있는 박서원 오리콤 크리에이티브총괄(CCO) 부사장이 부산국제광고제의 CCO를 맡았다. 박 부사장은 “각종 정보기술(IT)을 접목한 광고가 많아지면서 올해 부산광고제는 광고인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도 즐길 수 있게 구성했다”고 말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3일 동아일보와 만난 박서원 오리콤 크리에이티브총괄(CCO) 부사장(38)의 옷차림은 가벼웠다. 공식 직함만 해도 4개. 어깨가 무거울 법도 했지만 겉모습엔 유쾌함이 가득했다.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의 아들인 그는 한국 최초로 세계 5대 광고제에서 30개 상을 받은 인물이다.
“3년 만에 하는 언론 인터뷰네요.”
CCO를 맡은 박 부사장은 이달 24일 개막하는 부산국제광고제에서 수여될 트로피의 디자인을 새롭게 바꿨다. 기존 2차원의 별 모양이었던 것을 어느 각도에서 보든 별 모양인 3차원 형태로 만들었다. 10주년을 기념한 변화였다.
박 부사장은 오늘날의 광고 시장을 가리켜 ‘과도기’라고 언급했다. TV, 지면, 옥외광고가 전부이던 시절에서 이젠 다양한 옵션이 생긴 것. 특히 새로운 매체를 활용한 광고는 등장 주기가 더 빨라졌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페이스북 광고가 인기였다면 최근 1년간은 인스타그램 광고가 역전했어요. 이제 광고는 정보기술(IT), 미디어기술을 결합한 마케팅이 돼 가고 있습니다.”
박서원 부사장이 올해 새롭게 바꾼 부산국제광고제의 트로피. 부산국제광고제 조직위원회
박 부사장은 콘돔 브랜드 ‘바른생각’, 상처난 과일로 만든 잼 ‘이런쨈병’ 등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프로젝트로 유명하다. 최근 맡은 직책이 많아지면서 이런 활동이 뜸해진 거 아닐까. 그는 “전면에 내세우지 않을 뿐 뜸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부사장은 일명 ‘패션 피플’(옷 잘 입는 사람)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유명하다. 비결은 간단했다. “영감은 저희 잡지를 통해 많이 얻어요. 광고·디자인 하는 사람치고 예쁜 옷 싫어하는 사람 없을 거예요.” 두산매거진은 보그, GQ 등 4종의 패션잡지를 발행하고 있다.
지난달엔 ‘루이뷔통×슈프림’의 후드티를 입은 셀카 사진을 올려 화제가 됐다. 그 옷을 사기 위해 밤새 줄을 선 사람들이 뉴스에 보도될 정도였다. 그 줄에 박 부사장도 있었다.
“첫날 줄섰다가 잘려서 다음 날 다시 가서 줄을 서서 샀어요. 밤새 줄 서서 비싼 옷을 사는 것에 불편한 시각이 있다는 것도 알아요. 하지만 각자 기쁨을 누리기 위해 생겨난 오늘날의 패션과 소비 트렌드가 아닐까요.”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