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對北정책의 축은 여전히 당근과 채찍 2020년까지 평화 이루겠다는 문 대통령 선언은 중요한 의미 韓美긴밀한 협조 아래 트럼프 동북아 외교진 구성하고 한미동맹과 우방국 힘 합하면 외교협상과 무력방지 가능
패트릭 크로닌 미국신안보센터(CNAS) 아시아태평양안보소장
김정은의 무력 과시와 북한 핵·미사일 기술의 상당한 진전에도 미국은 확고부동한 투 트랙의 ‘당근과 채찍’ 정책을 펴고 있다.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를 혼합해 지역의 안정을 유지하면서도 긴장을 완화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하드’한 측면은 (도발) 억제력이 갑작스럽게 무너지지 않도록 한미동맹의 방어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군사적 힘과 대비 태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로 보충된다. 제재는 북한을 사업 파트너로 삼고 김정은의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 개발을 부추기는 세력을 겨냥한다. 또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과 힘의 과시는 뜨뜻미지근한 대북 압박이 어떤 결과를 불러오게 될지를 중국이 깨닫게 만드는 부가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서울과 워싱턴 간의 빈틈없는 협조 외에 북한을 제대로 다루기 위한 다른 대체재는 없다.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이 중국 베이징을 방문하기 전 서울을 먼저 찾아 관계자들을 만난 것은 힘을 기반으로 한 협상이라는 기조를 실현하기 위한 가장 최근의 시도 중 하나다.
한미 정상이 안면을 트는 기회였던 6월 말 정상회담 이후로 ‘굿 캅-배드 캅’ 형식의 업무 분담이 유기적으로 이뤄져 왔다. ‘워싱턴은 한국의 동의 없이 북한에 군사적 행동을 감행해선 안 된다’는 식의 헤드라인은 동맹 관계의 붕괴를 뜻하는 것이 전혀 아니다. 오히려 두 가지 의도를 전할 수 있다. 첫째로 김정은의 머릿속에 불확실성이란 요소를 집어넣는다. 북한이 외부 세력의 의도에 불확실성을 갖는다는 것은 억제를 강화하고 괌을 겨냥한 미사일 도발과 같은 모험주의를 막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 같은 업무 분담에는 평화적 해결책을 찾으려는 서울의 주도적 역할을 지지하는 측면도 있다.
2020년까지 북한과 평화를 이루겠다는 문 대통령의 선언은 매일 광적으로 변하는 돌풍과 같은 언론의 헤드라인과 속보보다 정부가 실제로 추진하는 정책의 속도와 방향을 더 잘 보여준다. 김정은이 벼랑 끝 전술 구사를 즐겨 하고 전쟁 이야기가 세간의 관심을 끌기 쉬운 소재라는 점 말고도 한반도 군사충돌설이 ‘대화 내러티브’를 압도하는 데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정책결정자들은 전임자들이 겪었던 씁쓸한 현실에 대한 교훈을 무시할 수가 없다. 전략적 인내는 더 이상 거론되지 않겠지만 이전 행정부의 당국자들이 오랜 시간 지속가능한 평화를 모색했는데도 별다른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는 냉혹한 현실 인식은 여전히 존재한다.
마지막이자 세 번째 이유는 미국이 북한을 위협으로 인식하는 것과 동시에 중국과의 장기 경쟁을 중요한 도전 과제로 여긴다는 점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쟁이 아닌 평화를 원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 같은 언어를 주로 사용하는 것은 공격을 받는다면 물리적으로 보복을 가하는 데 두려움이 없는 사람이라는 점을 김정은에게 이해시키기 위함이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북한이 두려움이라는 무기를 휘두르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점을 알고 있다. 하지만 한미동맹이 일본 및 다른 우방국들과 힘을 합한다면 북한이 실제로 무력을 사용하는 것만큼은 지속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한 흔들림 없는 외교는 결국 승리할 것이다.
패트릭 크로닌 미국신안보센터(CNAS) 아시아태평양안보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