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껍데기에 표기 정보 비교해보니
유럽연합(EU) 회원국 계란의 겉면에는 한국에는 없는 닭의 사육 방법이 포함돼 있다. 이미 15년 전부터 시행되고 있는 제도다. 계란을 생산한 닭이 어떤 환경에서 사육됐는지, 어떤 모이를 먹었는지를 계란 껍데기만 보고도 한눈에 알 수 있다.
가장 앞에 표시되는 숫자는 닭의 사육 방법이다. 이는 프랑스인들이 계란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정보다. 0은 유기농, 1은 밖에서 방목한 닭, 2는 실내에서 사육한 닭, 3은 닭장 속에서 키운 닭의 계란을 뜻한다.
모든 EU 회원국의 의무는 아니지만 프랑스 계란에는 유통기한 정보도 있다. ‘DCR 01/09’는 유통기한이 9월 1일까지라는 뜻이다. 산란 날짜까지 적어놓은 계란도 많다. 한국도 종이 상자에 유통기한이 표시돼 있지만, 계란을 낱개로 담아 보관하는 가정은 껍데기만 보고는 계란이 얼마나 오래됐는지 알 수 없다. 한국 계란 껍데기에 표시돼 있는 등급판정 일자는 소비자에게 중요한 정보가 아니다.
인접 유럽 국가들로부터 수입이 많은 프랑스에는 우리나라의 지역번호 대신 국가 코드가 적혀 있다. 계란을 생산한 농장과 그 농장의 건물 번호까지 적혀 있다. 유럽에는 계란이 들어간 마요네즈와 같은 2차 식품에도 닭의 사육 방법을 붙여 놓은 제품이 많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 세종=최혜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