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두 거인이 55년 만에 다시 일촉즉발 위기를 맞고 있다. 중국 인도 부탄 등 3개국 국경이 만나는 도클람(중국명 둥랑) 지역에 두 달 전 중국이 도로를 건설하면서 시작된 신경전이 빌미가 됐다. 엄밀하게 부탄과 중국의 분쟁 지역이지만 부탄의 동맹인 인도가 가담하면서 중국-인도 갈등으로 비화됐다. 국경 마찰은 현재 외교전, 통상 전쟁으로 치닫는 중이다.
▷이것만으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힘든 상황인데 중국이 새로운 불씨를 댕겼다. 인도를 맹비난하기 위해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서 제작한 선전 영상이 노골적으로 인종차별적 관점을 담고 있어서다.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에 게시된 신화통신의 영어 프로그램 ‘더 스파크’를 보면 중국인 배우가 터번 차림의 시크교도 분장을 하고 우스꽝스럽게 나온다. 인도에서 시크교도는 인구 비중은 작아도 사회경제적 영향력은 매우 크다. ‘인도의 7가지 죄악’이란 제목 아래 이웃 나라 국민을 조롱한 영상 때문에 인도는 물론 전 세계 시크교도까지 분노로 들끓고 있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