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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테마주’ 반토막… 최대 84%↓

입력 | 2017-08-21 03:00:00



코스피 상장사 우리들휴브레인은 대선 기간 대표적인 ‘문재인 테마주’로 꼽혔다. 의료용품과 장비를 만드는 회사로, 2009년 회사가 설립된 이듬해부터 매년 영업이익이 적자가 났는데도 주가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허리디스크 수술을 맡은 이상호 우리들병원장의 부인 김수경 씨가 대주주라는 이유에서였다. 우리들휴브레인은 대선 전인 3월 28일 1만3900원으로 연중 최고가를 찍었다. 하지만 이달 18일 주가는 2150원으로 떨어졌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 100일이 넘게 지난 지금, 문 대통령과의 학연 지연 등을 이유로 급등했던 대선 테마주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들휴브레인의 계열사인 우리들제약은 연고점 대비 74.48% 하락했고, DSR제강이나 바른손 등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되며 상승세를 탔던 종목들도 모두 주가가 반 토막 이하 수준으로 내려갔다. 대선 기간에는 문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조금만 높아져도 주가가 급등했지만, 정작 문 대통령이 취임하고 난 뒤엔 높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고꾸라졌다.

전문가들은 대선 테마주 급락은 예고된 재앙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선 후보의 구체적인 정책 방향이나 기업 가치 등에 기초한 합리적 이유가 아닌 후보자와의 학연, 지연 등을 근거로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특히 대선에서 패한 안철수, 홍준표 테마주뿐만 아니라 당선인인 문재인 테마주마저 급락한 것을 보면 대선 테마주는 승패와도 무관하다는 점이 드러났다. 자본시장연구원이 16∼18대 대통령 선거 때 정치 테마주를 분석한 결과 당선인이나 차점자와 관련이 있다고 소문이 난 종목 대부분이 선거 후 5일이 지나면 동일 업종 내 다른 종목보다 주가가 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테마주는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급락 위험에 노출돼 있는 만큼 투자 결정에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