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자랑하는 이동국(뒤)~김신욱 투톱이 대표팀 조기소집을 앞두고 환상적인 호흡을 다시 한 번 과시했다. 8월 19일 K리그 클래식 광주FC와의 홈경기에서 쐐기골을 합작하며 태극마크 자격을 증명했다. 사진제공 | 전북 현대
광주전 이동국 패스 받아 김신욱 쐐기골
올 시즌 처음으로 투톱 조합서 득점 성공
오늘 나란히 대표팀 파주 훈련캠프 입소
이란과 최종예선서도 꼭 필요한 명장면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전북현대에는 ‘양날의 검’이 있다. 상대팀에게는 상당한 위협을 준다. 베테랑 스트라이커 이동국(38)과 장신(197.5cm) 골잡이 김신욱(29), 여기에 브라질 공격수 에두(36)까지 보유했다.
공격라인이 호화롭다 못해 차고 넘친다. 그렇다고 마냥 행복한 것은 아니다. 때론 큰 고민거리가 된다. 3명을 전부 투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출전 안배’를 택하고 있다. 전방에 1명을 배치한 원 톱이 가장 강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지만 상황에 따라, 또 필요에 따라 2명을 포진시킨다. 모두가 컨디션이 좋고, 일정 수준의 실력을 발휘하다보니 약간의 로테이션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투 톱의 전북은 극과 극이다. 좋을 때도 종종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전북이 패하거나 고전 끝에 비긴 경기 상당수는 투 톱으로 나섰을 때다.
전북 이동국. 사진제공|전북현대
그래서 전북의 투 톱은 자주 도마에 오른다. 그럼에도 최 감독은 “투 톱을 포기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는다. 다른 포지션의 숫자가 그만큼 줄기에 수비 부담은 가중될지언정, 상대 수비라인에 혼란을 주는 등 그 이상으로 얻는 부분들이 많다는 생각에서다.
8월 1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의 클래식 정규리그 27라운드는 왜 전북이 투 톱을 버리지 않는지를 증명한 한 판이었다. 전북은 이날 3-1 쾌승과 함께 승강제 도입 이후 가장 먼저 클래식에서 통산 100승을 찍었다. 출발은 원 톱이었다. 에두가 스타팅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서 에두가 나가고 김신욱이 출전해 이동국과 호흡을 맞췄다.
2-1로 앞선 후반 추가시간, 전북에게는 가장 이상적인 그림이 연출됐다. 맹렬하게 반격을 시도하던 광주의 흐름을 끊고 역습에 돌입한 전북은 이동국의 패스를 받아 김신욱이 모처럼 골 맛을 봤다. 시즌 10호 득점. 이동국-김신욱 조합이 북(어시스트)과 장구(득점)를 이번 시즌 처음으로 함께 쳤다. 이동국은 시즌 3번째 어시스트로 70(골)-70(도움) 클럽 가입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K리그 사상 첫 200골에 도전 중인 이동국은 현재 196골을 기록 중이다. 도움 1개만 추가하면 또 다른 역사를 쓰게 된다.
전북 김신욱. 사진제공|전북현대
둘의 시선은 이제 국가대표팀으로 향한다. 8월 21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시작될 대표팀 훈련캠프에 나란히 입소해 열흘 뒤로 다가온 이란과의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홈 9차전을 대비한다.
9월 5일(한국시간) 타슈켄트에서 이어질 우즈베키스탄과의 원정 10차전도 있지만 우리가 이란을 꺾을 경우, 같은 시간에 킥오프되는 중국-우즈베키스탄전 결과에 따라 통산 10회,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에 성공할 수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