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선발진에서 임기영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 않다. 그가 1군에서 빠지자 KIA 선발진이 순식간에 헐거워졌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
최근 KIA 상황에 이 보다 더 적절한 속담은 없다. 큰 위협 없이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할 것처럼 보였던 호랑이 군단이 리그 막바지에 대위기를 맞았다.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를 제외한 선발투수들이 전체적으로 흔들리면서 선두수성에 비상이 걸렸다.
KIA는 전반기에 양현종, 헥터, 팻 딘, 임기영, 정용운으로 구성된 5선발진이 팀의 압도적인 성적을 이끌었다. 최강 원투펀치로 불리는 양현종과 헥터는 마치 경쟁이나 한 듯 서로 승리를 챙기며 KIA의 주 엔진 역할을 했다. 팻 딘과 정용운 역시 다소 기복이 있었지만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치며 선발진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생각지 못한 시련이 다가왔다. 폐렴 증세로 전반기 막바지에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것이다. 후반기에 다시 선발로테이션에 합류했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4번의 등판에서 승 없이 3패 방어율 10.00을 기록했다. 흔들린 제구와 구위가 원인이었다. KIA 김기태 감독은 지난 9일 임기영을 다시 한번 엔트리에서 뺐다. 휴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다. 그러나 비보가 날아들었다. 임기영이 팔꿈치 염증 증세를 보인다는 소식이 퓨처스리그에서 들려왔다. 1군 복귀는 뒤로 더 미뤄질 수밖에 없었다.
KIA는 현재 양현종과 헥터 외에 제 기량을 선보이는 선발투수가 없다. 흔들리는 팻 딘, 임시선발카드로는 실패한 배힘찬 등 여러 악재의 연속이다. 설상가상 2위 두산까지 맹렬히 쫓아오는 형세다. 한명이 아쉬운 상황에서 ‘난 자리’ 임기영의 부재는 너무나 큰 공백이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