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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상태 알려주는 ‘바로미터’ 에어컨

입력 | 2017-08-21 03:00:00

찬바람에 손목 시리면 관절염 가능성
눈 빡빡해지면 안구건조증 의심을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지만 여전히 낮에는 에어컨을 찾게 된다. 에어컨은 더위만 식혀주는 게 아니라 건강에 이상이 있는 부분을 알려주는 ‘자가진단’ 역할도 할 수 있다.

혹시 에어컨 바람이 손가락이나 손목에 닿을 때 시리다면? 출퇴근길 전철에서 쐬는 에어컨 바람에 관절이 시리다면 무심코 넘겨선 안 된다. 관절염일 수 있어서다. 에어컨의 찬 바람이 관절에 닿으면 관절 주위의 근육과 인대, 힘줄 등이 추위로 인해 수축돼 뻣뻣해진다. 윤활유 역할을 하는 관절액도 굳는다.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관절 내 염증 조절이 잘 안 돼 통증이 생긴다.

따라서 관절염 환자는 2∼3시간마다 에어컨을 끄고 환기해야 한다. 실내 온도와 바깥 기온 차이를 5도 이내로 조절하는 것이 좋다. 관절의 통증에는 습도도 영향을 미친다. 50% 이하로 실내 습도를 유지하는 게 좋다. 또 혈관과 근육의 위축을 줄이려면 수시로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무릎이 시리다면 긴 옷을 입어 에어컨 바람을 직접 맞지 않도록 한다.

에어컨을 쐬면 금방 몸이 차가워지는 듯한 기분이 들면서 심장이 빨리 뛰면 심혈관계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더운 곳에서 에어컨 바람이 센 실내로 들어갈 때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이때 겉옷을 입고 있다가 5분 정도 지나 벗는 것도 좋다.

에어컨 때문에 눈이 빡빡해지고 머리가 아프면 안구건조증을 의심해야 한다. 에어컨의 건조한 바람은 눈의 수분을 말린다. 에어컨 밑에서 PC 작업을 하면 더욱 심해진다. 이 경우 눈을 자주 깜박이고, 적절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눈이 너무 건조하다면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장시간 에어컨 바람을 쐬면 냉방병에 걸릴 수 있다. 두통과 오한, 발열, 기침 등 호흡기 증상과 소화 장애, 피부 트러블 등이 생긴다. 2∼3시간마다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열어 환기하는 게 중요하다.

에어컨 위생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 에어컨 냉각수에 서식하는 레지오넬라균에 감염되면 고열과 기침, 근육통 등 독감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난다. 폐렴 증상을 보인다면 자칫 사망할 수도 있다. 주기적인 에어컨 소독과 청소는 필수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