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에 손목 시리면 관절염 가능성 눈 빡빡해지면 안구건조증 의심을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지만 여전히 낮에는 에어컨을 찾게 된다. 에어컨은 더위만 식혀주는 게 아니라 건강에 이상이 있는 부분을 알려주는 ‘자가진단’ 역할도 할 수 있다.
혹시 에어컨 바람이 손가락이나 손목에 닿을 때 시리다면? 출퇴근길 전철에서 쐬는 에어컨 바람에 관절이 시리다면 무심코 넘겨선 안 된다. 관절염일 수 있어서다. 에어컨의 찬 바람이 관절에 닿으면 관절 주위의 근육과 인대, 힘줄 등이 추위로 인해 수축돼 뻣뻣해진다. 윤활유 역할을 하는 관절액도 굳는다.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관절 내 염증 조절이 잘 안 돼 통증이 생긴다.
따라서 관절염 환자는 2∼3시간마다 에어컨을 끄고 환기해야 한다. 실내 온도와 바깥 기온 차이를 5도 이내로 조절하는 것이 좋다. 관절의 통증에는 습도도 영향을 미친다. 50% 이하로 실내 습도를 유지하는 게 좋다. 또 혈관과 근육의 위축을 줄이려면 수시로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무릎이 시리다면 긴 옷을 입어 에어컨 바람을 직접 맞지 않도록 한다.
에어컨 때문에 눈이 빡빡해지고 머리가 아프면 안구건조증을 의심해야 한다. 에어컨의 건조한 바람은 눈의 수분을 말린다. 에어컨 밑에서 PC 작업을 하면 더욱 심해진다. 이 경우 눈을 자주 깜박이고, 적절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눈이 너무 건조하다면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장시간 에어컨 바람을 쐬면 냉방병에 걸릴 수 있다. 두통과 오한, 발열, 기침 등 호흡기 증상과 소화 장애, 피부 트러블 등이 생긴다. 2∼3시간마다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열어 환기하는 게 중요하다.
에어컨 위생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 에어컨 냉각수에 서식하는 레지오넬라균에 감염되면 고열과 기침, 근육통 등 독감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난다. 폐렴 증상을 보인다면 자칫 사망할 수도 있다. 주기적인 에어컨 소독과 청소는 필수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