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청와대 제공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21일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진행한 새 정부 출범 100일 기념 대국민 보고대회를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도덕적 타락자인 탁현민 행정관이 기획한 100일 대국민 보고대회”라며 “그들만의 잔치, 그들만의 예능쇼나 다름없는 천박한 오락 프로그램을 짜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맹비난했다.
정 원내대표는 “도대체 누가 질문하고 누가 답변하는지에 대한 각본 있는 1시간의 소통 아닌 쇼통 쇼에서 북한의 핵문제나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살충제 계란에 대한 언급조차 없다는 게 무슨 보고대회라고 얘기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국민 보고대회에는 국민과 국정현안은 없었다”며 “폐쇄로 길거리에 나앉은 군산조선소 근로자들의 눈물,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생사기로에 선 기업인들의 피눈물, 살충제 달걀로 불안에 떠는 국민들의 아우성, K-9 자주포 사고로 생때같은 자식을 잃은 부모들의 절규에 대해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권홍보용 정치쇼를 생중계하는 나라가 온전한 나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어제 대국민보고는 정권에 완벽히 장악되고 길들여진 언론의 자화상을 국민께 그대로 보여줬다. 권언유착이 이런 거라면 민주주의에 심각한 적신호가 켜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 역시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에서 “어제 대국민 보고대회를 보고 '정말 이건 아니다'라고 생각했다”며 “국민들의 최우선 관심사인 안보문제, 원전문제, 살충제 계란 같은 식품 안전 문제는 한 마디 언급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어 “을지훈련의 미군 규모도 축소되고, 전략자산 전개도 없고, 한미동맹의 균열에 대해 국민들이 불안해 하는데 안보에 대해 한 마디도 없는 국민보고대회는 왜 했는지 모르겠다”며 “국민들은 대한민국의 안보가 지켜지고, 식탁 안전이 지켜지고, 나라를 위한 희생은 보답 받는다는 믿음을 주는 대통령이 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일요일 황금시간대에 여러 방송사를 동원했다는 표현이 적절할지 모르겠지만 다 모아서 1시간동안이나 전파를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또 다양한 의견을 가진 국민들을 모아 비판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250명만 모아 속된말로 짜고치는 고스톱 형식의 보고대회를 했다”고 비판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