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중앙청 청사로 옮긴 국립중앙박물관의 개관을 보도한 동아일보 1986년 8월 21일자 1면.
6·25전쟁 중 건물이 일부 파괴됐지만 5·16 직후 대대적인 보수공사가 이뤄졌다. 일제 침략의 상징적 건물이기에 철거해야 한다는 의견과 남북 분단의 현실에서 한반도 전역의 자재가 골고루 투입됐기에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리면서 논란도 이어졌다. 1983년 과천 정부청사 시대가 열리기 전까지는 한국 행정의 중심이었지만, 이후 ‘중앙청’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기능은 사라져갔다. 일제 침략의 상징적 건물이었기에 주요 정부기관의 집무실로 사용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도 하나의 요인이 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이 구 중앙청 건물로의 이전 전시를 끝내고 21일 오전 개관했다.”(동아일보 1986년 8월 21일자 1면)
서울 종로구 세종로에 있던 중앙청. 일제 강점기때 조선총독부 건물로 사용됐으며 광복 후 중앙행정관청으로 기능하다가 1986년 국립중앙박물관으로 개조해 쓰였다. 1995년 철거가 시작돼 이듬해 완전 철거됐다. 동아일보DB
앞서 경복궁에 지어진 국립중앙박물관이 협소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일제의 건물을 우리의 문화적 공간인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쓰게 된 데 대해 ‘당초 조선조 왕궁자리였던 것을 감안하면 바람직한 일’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그러나 개관 3개월이 다 되도록 일제가 내선일체를 강조하기 위해 그린 일본인 화가의 벽화가 중앙홀에 그대로 걸려 있는 등(동아일보 1986년 10월 18일자) 허술한 관리가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